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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논객] 쟁우 vs 화우 vs 추우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7년 08월 02일 16시 17분
↑↑ 김우일 대우M&A 대표 겸 본지 논설위원
ⓒ 옴부즈맨뉴스

꽃이 만발해 아름다울 땐 벌이 꼬인다. 인간사도 마찬가지다. 권력자 주변엔 아첨꾼들이 득실댈 수밖에 없다. 어디 그뿐이랴. 이해관계를 저울질해 보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기회주의자들도 숱하다.

공자는 이를 막아줄 사람으로 ‘쟁우(諍友)’를 꼽았다. 잘못을 진심으로 충고하는 자가 있어야 개인이든 조직이든 바른 방향으로 간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 정치판엔 쟁우가 있을까.

2017년 대선을 나흘 앞둔 5월 5일. 국민의당은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 준용씨가 고용정보원에 특혜를 받고 취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 과정에서 미 파슨스 동료의 증언이라면서 특혜 의혹을 진술하는 듯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선거 막판에 터진 이 녹취록은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도덕성으로 무장한 문재인 후보마저 이 모양인가’라는 당혹감이 국민의 심저에 슬프게 흘렀다. 더구나 전임 대통령의 탄핵과 파면에 따라 조기에 치러진 대선이었다. 누가 대선의 승자가 되든 후폭풍이 우려될 수밖에 없었다.

대선은 별 탈 없이 마무리됐다. 문 후보는 예상대로 대통령에 올랐고,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준용씨 특혜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그 의혹이 진짜냐라는 의문에서였다.

지난 6월 26일 국민의당은 자신들이 준용씨 특혜의혹의 근거로 제시했던 녹취와 카카오톡대화가 조작됐다는 걸 이틀 전에야 알았다면서 공개사과했다.

더불어 이유미 당원의 단독범행이며 조작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면서 발뺌했다. 후폭풍이 불었다. 국민들은 ‘꼬리 자르기식 대응’에 분개했고, 국회의원 40여명을 보유한 제3당인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다. 정당의 나쁜 권력욕은 국격(國格)을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정당정치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장)가 이번 사건을 보면서 중국 고전에서 나오는 ‘쟁우(諍友 잘못을 진심으로 충고하는 친구)’를 떠올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느 조직이든 조직 안에는 쟁우(諍友)그룹이 있어야 한다. 중국 고대 성인인 공자는 쟁우를 ‘조아爪牙’라고 칭했다. 조아는 독수리 발톱과 호랑이 이빨을 상징한다. 공자는 힘들고 어려울 때 위기로부터 구해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쟁우를 꼽은 셈이다.

반면 화우(花友)나 추우(錘友)는 해를 끼치는 친구를 뜻한다. 화우는 꽃이 만발해 아름다울 땐 가까이하고 아첨하지만 꽃이 지고 시들면 멀리 가는 친구를 뜻한다. 추우는 저울질해 보고 이리저리 움직이는 기회주의 친구를 의미한다. 화우와 추우는 얼핏 조직에 충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조직을 외면하고 무너뜨린다. 조직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적우(敵友)보다 더 위험한 존재다.

중국 최고의 백과사전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황제는 쟁신칠인(諍臣七人), 제후는 쟁신오인(諍臣五人), 대부는 쟁신삼인(諍臣三人), 선비는 쟁신일인(諍臣一人), 부모는 쟁자일인(諍子一人)을 가져야 어려움에 빠지는 일이 없다.” 황제는 신하로 최소한 일곱명의 쟁우를, 제후는 다섯명의 쟁우를, 대부는 최소한 3명의 쟁우를, 선비와 부모는 최소한 한명의 쟁우을 두라는 얘기다.

여기에 덧붙여 필자는 ‘쟁원반인(諍員半人)’을 주장하고 싶다. 정당은 권력을 구상·쟁취·제조·행사하는 조직으로 황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정당이야말로 당원의 과반이 쟁우의 역할을 한다면 국민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을 것이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7년 08월 02일 16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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