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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이보다 예쁠 수 있을까요?


따뜻한 기자 / 입력 : 2015년 04월 01일 14시 26분



우리 소희도 엄마 뱃속에서 여느 아기들처럼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초음파 사진으로 처음 만난 소희는 천사가 따로 없었습니다.
다른 부모들처럼 예쁜 아기천사를 맞을 생각에 설렘으로
출산 준비를 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태동검사에서 자꾸 안 좋은 신호가 잡힙니다.
38주에 다시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그 한마디에 1년 같은 길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38주째, 떨리는 마음으로 태동재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태아에게 극심한 스트레스가 보이고, 
비정상적인 복부팽만이 관찰된다는 것.

그리고 그날, 
응급 제왕절개 수술로 조금 빨리 우리 천사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불안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천사가 나오는 소중한 순간을 위해 
동영상 촬영을 하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길 십여 분 후, 수술실 문이 열리고 간호사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누가 봐도 상황을 직감할 수 있을 만큼 
안 좋은 표정으로 간호사는 말했습니다.

"지금 당장 큰 병원으로 가야 해요"

그렇게 우리 소희는 2.5kg의 작은 몸으로 세상과 마주했습니다.
소희는 세상과 첫인사를 하기도 전에
하얀 천에 싸여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습니다.

육안으로 보일 만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는 배.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팽팽한 검은 핏줄이 몸 전체에 일어나 있었고,
산소호흡기를 달았음에도 숨쉬기 힘들어
가슴맥박이 가쁘게 헐떡이던 모습.
그 모습에 전, 이성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수술을 막 끝내서 비몽사몽인 아내에게 차마 말은 못하고
검사할게 있어 다른 병원에 잠시 다녀온다는 말만 하고 
아기를 따라 나섰습니다.

회복이 되지도 않은 아내에게 쉴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에
"금방은 못 갈 것 같아"
할 수 있는 말은 그 말 한마디였습니다.

큰 병원으로 옮겨져 신속하게 받은 여러 가지 검사.
저녁이 다 돼서 의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은 저에게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절망의 말을 이어 갔습니다.

"뱃속이 너무 큰 종양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조직검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신경모세포종'으로 보입니다.
악성 암이죠. 전문병원에서 지금 당장 치료에 들어가야 합니다."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하늘이 무너진다고 해도 모자라고, 
내가 죽을 병에 걸렸단 선고를 받았다 한들 이보다 고통스러울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아내에게 이 사실을 거짓으로 전달하기엔
제 감정은 이미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눈물은
출산의 힘겨움이 채 가시지도 않은 아내가
오열하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날로 소희는 셀 수도 없는 
수많은 검사와 함께 힘겨운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태어난 지 3일째 되는 날, 응급으로 수술이 진행됐습니다.
여느 아기들보다 작게 태어난 우리 아기한테 수술할 곳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그 작은 가슴에 구멍을 뚫어 '중심정맥관'이란 기다란 호스를 달았습니다.
앞으로 이 관을 통해 모든 치료와 검사가 진행될 거라며,
아주 중요한 관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작고 예쁜 우리 아기의 몸에
그토록 끔찍한 종양이 퍼져있었을까요?'

그리고 며칠 후, 종양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이 진행되었지만,
수술을 집도한 교수님께서 소희의 몸에 자리잡고 들어앉은 
그 못된 종양의 크기가 너무 커, 
조직만 떼어내고 다시 덮었다고 했습니다.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을 줄이자고 했지만, 
더 청천벽력 같은 소리는 이미 전이가 많이 됐다는 것,
조직검사를 해 봐야겠지만, 99% '신경모세포종'으로 추측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게 고위험세포인지 저위험세포인지는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려 보자고 했습니다.

소희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세상을 알아가고 있었습니다.
각종 검사기계가 하늘의 구름이고 들판에 핀 꽃으로 알고 있을 우리 소희,
검사를 마친 후 소아병동으로 옮겨졌지만,
뱃속을 가득 채운 종양 때문에 분유를 먹지 못했습니다. 
코에 줄을 꿰어 분유 삽입을 시도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거의 보름을 굶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태어난 지 8일만에 긴급 항암제 투여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작은 몸을 차지하고 있는 나쁜 암세포와 싸우기 위한
항암제 또한 그만큼 독한 것이었겠지요.

"아기는 지금부터 3주간이 고비입니다. 
이 항암제가 듣지 않으면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하나님 왜 우리 소희에게 이런 일을...
마음이 무너졌지만 우리 소희를 밉게 보시고 데려가실까봐,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었습니다.

대신 숨죽이고 또 숨죽이며 
제가 살아오며 잘못한 것들에 대한 반성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혹시 생각나지 않은 잘못으로 그런 벌을 주는 것이라면, 
평생을 속죄하며 죄인이란 주홍글씨를 
이마에 새기고 다녀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소희만 살릴 수 있다면 그 무엇이라도 하겠노라 
말도 안 되는 결심까지 하며 항암제가
듣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부모의 절박함이 하늘에 닿았던 걸까요?
다행히 소희는 항암제가 맞았고, 산소포화도도 정상을 찾아갔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족을 덮친 불행은 
우리를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고위험세포군암 4기'
우리 소희의 최종 병명이었습니다. 
고위험세포 암은, 일반 암환자보다 두 배는 더 긴 치료 과정과
너무도 위험한 조혈모세포이식이란 치료도 해야 하고,
그 치료를 마친 후에 찾아올 수 있는 무서운 후유증을
더 걱정해야 하는 암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시간은 흐르더군요.
그렇게 8개월, 우리 용감한 소희는 항암치료를 잘 버텨줘서 
종양이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다음 달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전 항암제보다 4~5배가 독한 항암제가 몸 속에 주입되는 건데
이런 치료를 두 번은 더 해야 한다고 합니다.

8개월간 무서운 병에 맞서 잘 버텨준 소희지만, 
작디 작은 아이가 이런 치료를 어떻게 견디냐며
아내는 오열하고,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아이를 살리려면 어쩔 수 없는 치료라고 하니
마음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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