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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조차 아까워서…˝ 故 주석중 교수 아들 울린 `라면 스프`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3년 06월 27일 14시 01분
↑↑ 16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사진 = 메디칼타임즈)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서영철 취재본부장 = 지난 16일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고(故) 주석중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의 장남 주현영씨가 최근 부친의 유품을 정리하다 뒤섞인 서류 속에서 아버지가 평소 사용하던 만년필로 직접 쓴 몇 개의 기도문을 봤다고 전했다.

그는 "정성을 다해 수술하고 환자를 돌보지만 내 힘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니, 하나님께서 도와주십사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을 그렇게 적어두신 듯하다"며 고인에 대해 애틋함을 내비쳤다.

주 교수가 평소 작성해 논 기도문 중에 "제가 환자의 치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but what can I do in the actual healing process? Absolutely nothing. It is all in God's hands)."라는 글귀가 가슴을 멍하게 만든다.

고(故) 주석중 교수의 장남 주현영씨가 유족을 대표해 추모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주씨는 27일 "따뜻한 위로와 격려로 저희와 함께해 주신 덕분에 아버지 장례를 무사히 마쳤다"라며 "많은 분께서 아버지가 평소 어떤 분이셨는지 얘기해 주시고, 진심 어린 애도를 해 주셔서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애도의 뜻을 전한 이들에게 감사해했다.

주씨는 장례를 마치고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찾은 아버지(주석중 교수)의 연구실에서 다시금 목메는 경험을 했다고 전했다.

주씨는 "책상 서랍 여기저기, 그리고 책상 아래 한 쪽에 놓인 박스에 수도 없이 버려진 라면 스프가 널려 있었다"며 "제대로 식사할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서, 아니면 그 시간조차 아까워서 연구실 건너 의국에서 생라면을 가져와 면만 부숴 드시고 스프는 그렇게 버려둔 것이 아닌가 여겨졌다"며 애통해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환자 보는 일과 연구에만 전심전력을 다하시고 당신 몸은 돌보지 않던 평소 아버지의 모습이 그대로 느껴져 너무나 가슴 아팠다. 방금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나가신 것 같은 옷가지들과 책상 위 서류들과 몇 개의 메스와 걸려 있는 가운 등 금방이라도 돌아오실 것 같은데 다시 뵐 수 없음에 가슴이 미어졌다"며 마음 가득한 그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 고(故) 주석중 심장흉부혈관외과 교수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사진 = OM뉴스 자료)
ⓒ 옴부즈맨뉴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빈소에는 주 교수로부터 치료를 받은 수많은 환자가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씨는 "아버지 빈소가 마련된 첫날 펑펑 울면서 찾아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대동맥 박리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였으나 어려운 수술이라며 모두 기피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저희 아버지께서 집도하여 새로운 생명을 얻었노라며 너무나 안타까워하고 슬퍼했다"면서 "아무리 위험한 수술이라도 '내가 저 환자를 수술하지 않으면 저 환자는 죽는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감당해야지 어떻게 하겠냐'고 '확률이나 데이터 같은 것이 무슨 대수냐'고 그러셨던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께서는 너무나 힘들고 긴장되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심장 수술에 정성을 다해 도와주신 많은 분께 늘 고마워하셨다"며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데 능한 분이 아니셔서 아버지의 진심이 전해지지 못했다면 이렇게나마 아버지의 뜻을 전해 드리고 싶다"고 거듭 감사함을 내비쳤다.

주씨는 아버지인 주 교수는 얼마 전 당신의 운명을 예감이라도 하듯 어머니에게 "나는 지금껏 원 없이 살았다. 수많은 환자 수술해서 잘 됐고, 여러 가지 새로운 수술 방법도 좋았고, 하고 싶은 연구 하고, 쓰고 싶었던 논문 많이 썼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소명을 다한 듯하여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씨는 "많은 분께서 저희 아버지를 누구보다 따뜻하고 순수한 가슴을 지닌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다"며 "여러분이 기억해 주신 아버지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가슴에 새기고, 부족하지만 절반만이라도 아버지처럼 살도록 노력하겠다"며 고인을 기렸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3년 06월 27일 14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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