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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수저`가 아니라 `그릇`이에요

실업계 고교 첫 골든벨 소녀에서 '꿈 멘토'가 된 김수영씨, '흙수저'로 대기업 입사 그리고 癌.. 그때 적은 꿈 목록이 삶 바꿔놔 "인생에 뭘 담을지 자문해야 나를 변화시키는 게 가장 쉬워"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6년 08월 24일 11시 59분


↑↑ 꿈 전도사 김수영 작가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정길영 취재본부장 = CD를 붙인 노란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쓰고 실업계 고교 최초로 골든벨을 울렸던 여수의 한 소녀가 '꿈 전도사'로 돌아왔다.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작가 김수영(35)씨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구불구불한 갈색 머리 때문이다. 사연이 많은 머리라고 했다. "지독한 곱슬머리에 돼지 털인 머리카락이 너무 싫어 중학교 2학년 때 과산화수소에 담갔어요. 그렇게 하면 생머리가 된다는 말에 혹했거든요."

결과는 참담했다. 머리카락은 노랗게 변했고 다음 날 교사에게 머리채를 잡혔다. 문제아로 찍힌 김 씨는 결국 집을 뛰쳐나와 석 달 동안 거리를 떠돌다 자퇴했다.

우연히 본 신문 기사로 인생의 항로가 달라졌다. 이스라엘 군인의 총에 맞아 죽은 아들을 품에 안고 오열하는 팔레스타인 아버지의 사진이었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여수를 벗어나면 세상은 넓구나. 나보다 더 전쟁같이 사는 사람도 많구나."

대학을 가겠다는 꿈을 품었다. 검정고시를 보고 여수정보과학고에 입학했다. 남들이 풀다 버린 문제집을 주워 공부하면서도 3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수능에선 400점 만점에 375점을 받았다. 문제는 등록금이었다. 막노동하다 허리를 다친 아버지는 집에 누워 있었고, 어머니는 한 장에 50원짜리 폐지를 주웠다.

"그때 거짓말처럼 KBS 도전 골든벨 출연이란 기회가 왔어요. 공부가 지겨울 때 신문을 틈틈이 읽었던 터라 50문제를 모두 맞혔죠." 연세대 영문과에 입학해 아파트 청약 상담원, 미스터리 쇼퍼 등 20종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를 마련했고, 200여 곳에 입사지원서를 낸 끝에 글로벌 투자 회사 골드만삭스에 입사했다.

하지만 인생은 석 달 만에 다시 추락하기 시작했다. 입사 직후 정기검진에서 암세포가 발견된 것이다. 김 씨는 그때 처음 '죽기 전에 꼭 이루고픈 꿈 73가지'를 썼다. 그녀는 "꿈 목록을 적기만 했는데 세상이 달라 보였다"며 "집은 여전히 가난했지만 꿈 외에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암은 다행히 수술로 완치됐다.

꿈 중 하나였던 '해외 취업'을 이루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세계적인 정유회사 로열더치셸에 입사한 김씨는 5년 후 퇴사해 본격적으로 '꿈 멘토'로 나섰다.

1년 동안 세계를 누비며 사람들이 어떤 꿈을 꾸고 어떻게 이루는지를 직접 카메라에 담아 방송했고, 베스트셀러가 된 책 '멈추지 마 다시 꿈부터 써봐'(이하 멈추지 마)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등을 펴냈다. 최근 개정판을 낸 '멈추지 마'는 중국·대만·태국에서도 출간됐다. 유튜브 진행자이자 강연자, 사회적기업 '드림 파노라마'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아이비리그 대학생이 되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왔던 고등학생이 막노동 등 온갖 아르바이트를 한 끝에 하버드대에 입학하는 걸 지켜보면서 '꿈 쓰기'의 효과를 새삼 실감했다"며 "꿈을 쓰는 건 자기 자신과 인생 계약서를 쓰는 일"이라고 했다.

청년들이 자신을 '흙수저'로 분류하고 체념하는 시대, 그녀는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픈 말이 있다고 했다. "중요한 건 '수저'가 아니라 '그릇'이에요. 금수저, 그러니까 부모 복(福)은 수많은 복 중의 하나일 뿐이고요. 수저를 탓하기 전에 내 인생에 무엇을 담고 싶은지부터 정하고 자기 자신부터 바꿔보세요. 시스템을 바꾸는 것보다 나를 바꾸는 게 가장 쉬운 일이니까요."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6년 08월 24일 11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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