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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자 10번 포착한 軍, CCTV 시계 고장 나 엉뚱한 화면 돌려

12시간 김씨 북상 지켜보며 귀순 판단“총체적 작전 실패”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2년 01월 05일 18시 34분
↑↑ 1일 오후 강원 고성 민간인통제선 부근에서 포착된 월북자 김모(30)씨의 모습.(사진 = 국회 국방위원회 제공)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조병국 취재본부장 = ‘점프 귀순자’ 김모(30)씨가 지난 1일 강원 고성 육군 22사단 철책을 다시 넘어 월북한 사건과 관련, 군 당국이 김씨 모습을 10번이나 포착하고도 월북을 막지 못한 것으로 5일 나타났다.
 
이번 ‘새해 월북’ 사건은 감시 부대의 수색·보고가 태만했고, 폐쇄회로(CC)TV 기록 시계가 고장나 있었으며, 지휘부가 초기 상황을 귀순으로 오판한 탓에 빚어진 총체적 작전 실패로 결론났다.
 
군은 “절치부심의 자세로 현장 작전 부대 장병들이 정신적 대비 태세를 확고히 하겠다”고 했으나 현장 부대는 물론 부실한 과학화장비를 제때 보강하지 못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대규모 문책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합참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기자실에서 김씨 월북 사건에 대한 전비태세검열실 검열 결과를 발표했다. 또 국회 국방위원회에도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합참에 따르면, 김씨는 1일 오후 12시 51분쯤 강원 고성 민간인통제선을 관리하는 22사단 중대 상황실 CCTV에 최초 포착됐다.
 
김씨는 모자에 점퍼, 장갑에 운동화 차림이었다. 초병이 경고 방송을 하자 김씨가 인근 마을로 이동했다는 것이 군 설명이다.

▲ 월북 김씨, CCTV에 5번 잡혔지만 속수무책

김씨는 이후 초소를 우회해 민통선 이북에 진입했고 오후 6시 36분 22사단 일반전초(GOP) 철책을 넘었다.
 
이 장면은 GOP CCTV 3대에 모두 5번이나 포착됐지만 감시병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같은 시각, 김씨의 동작을 감지한 철책 센서가 경고등과 경고음을 울렸다.
 
그런데도 현장에 출동한 초동조치반은 김씨의 발자국이나 점퍼가 철책에 긁혀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흰색 깃털 등 흔적을 제대로 식별하지 못했다. 현장 부대의 태만 탓에 김씨의 월북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토요일이었던 1일, 당직 근무 중이던 대대 지휘통제실장은 이런 내용을 대대장과 상급 부대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합참은 밝혔다.
 
22사단은 2012년 ‘노크 귀순’ 이후 ‘점프 귀순’ ‘헤엄 귀순’ 등 경계 실패가 속출한 부대였음에도 보고 시스템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현장에 초동조치반까지 출동한 사안에 대해서 대대가 자체적으로 상황을 종결할 수 있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 4분 시차 고장난 시계 탓에 놓쳤다

군이 그간 대대적 보강 방침을 밝혔던 과학화 감시 시스템에도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현장 중대장은 김씨가 월책한 6시 36분 상황이 담긴 CCTV를 차후에 재생했다. 그러나 CCTV에 기록된 시각과 실제 시각이 달랐기 때문에 김씨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4분 34초 시차가 났기 때문에 중대장은 오후 6시 6분~6시 36분 상황을 확인했어야 함에도 6시 2분~6시 32분 기록을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서버에 저장되는 시간을 제대로 동기화하지 못했다”고 했다.

체조 경력이 있는 김씨가 날다람쥐 같은 동작으로 수 초 만에 월책을 했는데 감시 장비의 어처구니없는 결점으로 엉뚱한 시간대의 기록을 살펴봤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군 관계자는 지난 2일 본지 통화에서 현장 부대 중대장이 제대로 근무하지 않은 탓에 놓쳤다는 식의 ‘책임 떠넘기기’ 발언을 했다.
 
군 관계자는 “고장난 시계를 보급하고 현장 부대만 닦달하는 꼴”이라고 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과학화 장비 보강을 부르짖던 국방부와 합참 간부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했다.

↑↑ 탈북자의 월북경로(사진 = 조선일보)
ⓒ 옴부즈맨뉴스

▲ 김씨 북상 뻔히 보면서도 귀순 작전 준비

이후 오후 9시 17분 DMZ에서 활보하는 김씨 모습이 22사단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됐다. TOD는 김씨 모습을 9시 40분, 10시 11분, 10시 49분에 포착했다.
 
김씨 이동 경로는 모두 북한을 향하고 있었는데도 현장 대대장은 상황을 월북이 아닌 귀순으로 판단했다.
 
합참은 “지형과 이동 방향을 고려해 귀순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고 했지만, 군이 김씨의 이동 경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도 월북 가능성을 적시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을 통해 보고를 받은 청와대도 ‘귀순’ 상황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김씨가 TOD에 다시 포착된 시각은 2일 오전 0시가 넘어서였다. 합참은 “서북쪽으로 이동하는 미상 인원 4명 모습이 관측됐고 약 4분 후인 0시 47분 동북쪽으로 이동하는 월북자를 재식별했다”고 했다.
 
당초 북한군 추정 인원 3명과 김씨가 모종의 접촉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합참은 “4분 간격으로 상이한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월북자가 북측 인원과 미접촉했을 것”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군은 최초 포착 시각인 1일 오후 12시 51분부터 12시간가량 김씨가 민통선을 통과해 DMZ를 제멋대로 활보하는 장면을 총 11차례 보고도 속수무책이었던 셈이다.

▲ 김씨 귀순 때도 “경계 실패 아니다”라더니

김씨는 2020년 11월 22사단 ‘점프 귀순’ 때도 총 35시간 36분 동안 남쪽 지역 약 21㎞ 거리를 우리 군 추적을 따돌리고 활보했다.
 
김씨는 GOP 이남 1.5㎞ 지점에 숨어 있다가 우리 군 수색 병력을 발견하고 자신의 신분이 ‘북한 주민’이었다고 먼저 밝히며 자수·귀순 의사를 밝혔다. 이런 탓에 당시에도 김씨가 일반 북한 주민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도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경계 실패가 아니다”라며 “과학화 장비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현장 점검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서 장관은 2020년 2월 ‘헤엄 귀순’ 때도 22사단 경계 책임이 과중하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정밀 진단을 하겠다”고 했다.
 
군 당국은 2개월 뒤 “인공지능(AI) 등으로 과학화시스템을 보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불과 8개월 뒤 최전방 경계가 시간조차 맞지 않는 ‘과학화 장비’ 탓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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