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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김우일 칼럼] 현대판 ‘아빠·엄마 찬스’ 와 조선판 ‘아빠 찬스’

‘조국과 나경원 찬스’, 젊은 세대들에게 실망과 좌절감 심어 주어..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0년 02월 12일 09시 16분
↑↑ 본지 논설위원 겸 대우M&A 대표 김우일 박사
ⓒ 옴부즈맨뉴스

지난해 전국을 뒤흔들었던 금수저 자녀에 대한 탈 교육 현상 즉 ‘조국과 나경원 사태’는 아직 법률적 판단은 나오지 않았지만 전 국민을 흥분과 실망의 나락으로 빠트렸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정치지형이 한순간에 혼돈에 빠졌을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우리나라의 앞날에 암울한 그림자를 느끼게 했고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세대에는 엄청난 열패감을 주었다.

바로 누구라도 열심히 해서 노력만큼 대접받는 공정한 세상을 지향하는 국민들, 특히 청년세대들의 기대감과 희망을 물거품처럼 산화시켰기 때문이다.

공정한 세상이란 것이 복잡한 인간사에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만은 없지만 그래도 최소한 상대적인 의미에서 별다른 특혜와 차별 없이 순수한 노력의 결정체를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정도의 결과를 시현해주는 세상을 말한다, 그런데 ‘조국·나경원사태’는 젊은이들에게 공정한 세상에 대한 상식이 송두리째 뽑혀지는 경험을 하게 했다.

우리 위정자들은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과 인맥으로 자녀들의 취업과 출세를 위해 온갖 기괴한 술수를 벌이는가 하면, 정치인은 자신이 닦아놓은 텃밭을 자녀에게 세습시키고, 종교인들은 자신이 이룩해놓은 성전을 자녀에게 대물림하기위해 꼼수를 벌리고, 교육인들은 자녀들의 상급학교진학을 위해 성적조작을 자행하고, 재벌가들은 자신의 위치와 부를 자녀에게 승계시키기 위해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연예인들은 자신의 명성을 자녀에게 이전시킨다.

이게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이른바 최상위층이 자녀에 대해 불공정하고 불법한 방법으로 ‘아빠·엄마 찬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 되었으며, 다른 젊은이들은 이를 부러워하는 시대가 됐다.

필자(김우일 전 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1950년대부터 살아온 사람이기에 경제개발 초기와 2020년도를 비교해보면 많은 사회와 경제계의 모습이 변화된 것을 느낄 수 있다.

과거 개발시대에는 ‘아빠·엄마찬스’라는 말도 생소할 만큼 젊은이들은 그야말로 빈손으로 경쟁을 거쳐 자신의 울타리를 만들고 살아갔다

그러나 지금은 ‘아빠·엄마찬스’라는 말이 젊은 청년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품으로 자리잡는 것을 넘어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이는 사회의 변화를 시스템과 도덕성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나경원 전 한국당 원내대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조선시대 한 아비의 모습을 비교해보며 우리 사회와 정치가 가야할 나침반을 제시해보기로 한다.

조선초 사대부였던 백죽당 배상지는 고려 말에 사복시정이라는 벼슬을 지내다 고려가 망하자 시골에 내려와 있었다.

그 백죽당은 학문의 경지가 높아 세 아들들은 아버지에게 학문을 배우고자 간청했다. 그렇게 해야 빨리 급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죽당은 학문이란 스스로 깨우쳐야 그 쓰임새가 유용하다하여 스스로 깨우치고 공부하라는 명을 내렸다.

부친의 명에 따라 집을 떠나 가까운 죽림사란 절에서 학업을 닦고 있을 때였다. 오랫동안 스스로의 학업에 싫증이 난 세 아들은 그 지겨움을 잠시나마 잊고자 기생 셋을 불러 음주가무에 열중했다.

백죽당이 아들들이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 느닷없이 절을 방문했다. 세 아들은 갑작스런 아버지의 방문에 놀란 나머지 기생을 껴안고 이불을 덮어 써버렸다.

12개의 발이 이불 밖으로 나온 광경을 보고 백죽당은 빙긋이 웃으며 벽에 시 한수를 적어놓고 그 곳을 떠났다.

“삼배회처춘풍회(三裵會處春風廻, 세 배가 놈이 모인 곳에 봄바람이 도네)
명시죽림비단죽(名是竹林非但竹, 절 이름은 죽림이나 대나무만은 아니네)
죽림심처도화개(竹林深處挑花開, 대나무 숲 깊은 곳에는 복숭아꽃도 피었다네)”

아버지의 도량에 감탄한 세 아들은 열심히 공부해 뒷날 대과에 급제하였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믿음과 거기에 보답하려는 자식들의 분발이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이것이 공정한 세상의 진정한 ‘아빠·엄마찬스’이다.

불공정한 특혜를 자녀에게 제공하는 찬스가 아니라 자녀들이 스스로 분발할 수 있는 찬스를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부모의 도리이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0년 02월 12일 0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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