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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김우일 칼럼] 차도살인(借刀殺人)으로 맞서는 SM오너와 경영진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3년 04월 09일 23시 09분
↑↑ 본지 논설위원 겸 대우M&A 대표 김우일 박사
ⓒ 옴부즈맨뉴스

중국병법서인 36계에 그리 낯설지 않은 차도살인(借刀殺人)이란 병법이 있다.

그대로 해석하면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해친다는 뜻인데 속된 표현을 빌자면 ‘손 안대고 코푼다’는 얘기다. 세력과 세력 사이의 다툼에서 남의 손을 빌려 아군을 제거하거나 혹은 적군을 제거하는 것으로 이간질과 ‘적의 적은 아군이다’라는 개념과도 비슷하기도 하다.

국내 K-POP의 선두주자이며 하이브, YG, JYP 등의 경쟁사와 더불어 세계를 주무대로 한국의 위상을 떨쳤던 SM엔터테인먼트가 오너와 경영진의 오래된 갈등과 불화 속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며 경영권을 쟁탈하기 위한 격화된 싸움에 휘말렸다. 경영진은 오너의 사적인 경영행사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남의 칼을 빌려왔다. 즉 카카오란 칼이다.

M/A시장에서는 흔히 백기사라 일컫는다. 이 백기사가 오너에게는 흑기사가 될 것이다.

카카오는 엔터테인먼트 주업종이 아니지만 향후 플랫폼, IT 산업이 엔터테인먼트와 융복합화해서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흔쾌히 남의 칼이 되기로 했다. 카카오는 즉각 SM 경영진이 만든 전환사채와 증자에 참여하여 오너의 지분율을 위협하게 되었고 덩달아 위협을 느낀 오너는 흑기사인 카카오를 방어하기 위해 그에게는 백기사인 하이브를 끌어왔다.

하이브는 BTS로 세계를 뒤흔든 엔터업계의 최강자다. BTS의 해체로 주춤한 하이브는 수많은 아이돌 그룹을 배출해낸 SM을 인수한다면 시너지효과로 엔터업계의 독보적인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기에 전격적으로 오너의 지분을 매입, 경영권다툼에 승리를 가져왔다.

이에 카카오는 새로운 반격을 준비하고 있고 오너와 경영진 사이의 다툼에 각각으로부터 위임받은 남의 칼끼리 벌어지는 M&A 전쟁은 가히 점입가경이다.

필자는, 지금은 해체된 대우그룹에서 수많은 M&A 사례를 경험했지만 SM을 두고 벌어진 이 광경은 M&A시장에서 보기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한류 붐을 가져온 엔터업계의 최강자인 SM 경영진이 오너의 폐쇄된 실질적인 경영행태에 제동을 걸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백기사를 청하고 이에 응해 오너는 또 백기사에 맞서는 흑기사를 청하고 오너와 경영진을 대리하는 백기사와 흑기사 간의 치열한 다툼을 예고하고 있다. 더구나 오너와 경영진은 이모부와 조카사이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것은 더욱 M&A시장의 냉혹함을 말해주고 있다.

이 냉혹한 현실이 가져올 결과가 모두를 위한 선으로 끝날지 아니면 그 반대인 최악으로 치닫을 지는 아무도 모른다.

필자는 대우그룹 근무시 체험했던 M&A시장에서 가장 처절했던 기억을 되살려보고 반면교사로 삼고자 한다. 1980년대 한창 세계각국 간에 교역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기업이 해운회사였다. 그중 선두가 최대선박을 보유한 범양상선이라는 회사였다.

그러나 오너와 경영진의 갈등이 회사내 파벌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회사의 경영상태가 좋을 리 없었다. 오너와 경영진은 어릴 때부터 죽마고우로 지낸 절친 사이였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 간의 파벌이 생겨나고 내분이 치열했다.

그때 대우그룹이 가진 해운회사인 대양선박, 해우선박이란 회사를 범양상선이 인수를 시도했고 당시 250억원(현재가치로 따진다면 5000억원선 수준임)이라는 거금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 25억원을 수령하고 마지막 잔금 수령일에 필자를 놀라게 한 사건이 터져버렸다.

범양상선 오너가 경영진을 고발, 비난하는 유서를 써놓고 25층 빌딩에서 투신자살한 것이었다. 검찰, 국세청 수사가 이어지고 모든 거래가 중지됐다. 대우그룹도 거래대금을 못 받으니 일대 위기였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거래대금을 받고는 결국 범양상선은 파국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내부에서의 경영다툼이 다른 M&A 과정을 거치면 좋지 않은 결과가 초래됨을 과거 사례에서 엿 볼수 있다. M&A시장에서 가장 교훈으로 여길 대목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3년 04월 09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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