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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완산학원 내부고발 교사, 지역 사학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려 다른 학교에서도 잘려..

기간제 교사.."비리 폭로 후 '직장 따돌림',
전북도교육청, “구제 방안 모색하겠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0년 02월 05일 08시 53분
↑↑ 사학비리로 얼룩져 이사장이 구속된 완산학원(사진 = OM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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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옴부즈맨뉴스] 최현기 취재본부장 =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전북 전주 완산학원 사학비리를 최초 제보한 내부고발자 K모씨가 지역 사학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에서 탈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기간제 교사 K씨는 “작년에 공익제보를 할 때만 해도 정의감이 앞섰다”면서 “내부고발자로 낙인찍혀 살아온 지난 1년을 생각하면 ‘왜 다른 사람들처럼 입 다물고 살지 못했을까’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울먹였다.

K씨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전북 전주 완산학원 사학비리를 최초 제보한 내부고발자다. 완산학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근무했던 그는 지난해 1월 학교 설립자의 전횡을 한 언론에 제보했다.

보도 이후 전북도교육청의 특별감사와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설립자의 행각은 ‘사학비리 종합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설립자 김모씨(75)는 지난해 5월 구속됐다. 법원은 그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하고 34억원을 추징했다. 그는 학교자금과 법인자금 등 53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전북교육청은 학교 정상화를 위해 완산학원에 관선이사를 파견했고, 최종 감사 결과 비위 사실이 드러난 교직원 46명에 대한 징계를 이사회에 요구했다. 이 학교(중·여고) 전체 교직원 109명 중 절반에 가까운 숫자다.

완산학원은 공모를 통해 2명의 교장을 선임했다. 한 기간제 교사의 용기가 촉발점이 됐지만 정작 그 교사가 보낸 지난 1년은 처절했다.

↑↑ 지난해 6월 2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완산여자고등학교 강당에서 교사 20여명이 학교법인 완산학원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과 교사 부정 채용 사건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있다.(사진 = OM뉴스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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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개 기간제가 벌집 건드리냐”
비리 묵인 교직원들 왕따·협박

K씨는 “제보 이후 내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보 며칠 후 완산학원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설립자의 횡포에 침묵하고 동조했던 교직원들이 “일개 기간제 교사가 왜 벌집을 건드리냐”며 집단 따돌림해 버티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동료들은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K씨는 학교를 나와 다른 사립학교인 N교에 기간제 교사로 들어갔다. 처음엔 일 잘한다며 인정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완산학원 비리 제보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내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것을 알고 난 후 출산휴가 절반을 반납하고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쳤다”며 “그런데 나 하나 찍어내기 위해 통상 2~3년씩 재계약하는 기간제 교사를 1년 만에 재공모했고, 1차 서류전형에서 유일하게 탈락했다”고 말했다.

N학교는 지난달 14일 기간제 교사를 재공모했고, 18일 발표된 1차 서류전형에서 K씨를 제외한 21명이 통과됐다.

이직 학교선 제보 전력 소문 뒤
계약기간 변경되고 재공모 탈락
전북교육청 “구제 방안 찾겠다”

K씨는 “전주 시내 사립학교 모임에서 설립자에게 반기를 든 사람은 절대 발붙이게 해서는 안된다고 합의했다고 하더라”면서 “동료들은 앞으로 교사로 일하기는 힘들 테니 다른 일을 찾아보는 게 좋겠다며 위로했다”고 전했다.

그는 “N학교에 근무할 때 다른 사학재단 관계자들이 교장·교감 선생님에게 나를 자르라고 수시로 전화했다는 얘기를 동료들에게 전해 들었다”며 울먹였다.

이어 “공익제보자들은 예상되는 고초를 알면서도 나서는 것인데 이런 식으로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한다면 어느 누가 내부고발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1년은 악몽이에요.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이 악물고 참았는데 결국 학교의 목표는 저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밀쳐내는 일이었어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절차와 규정을 어기며 채용을 할 수는 없다. 구제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0년 02월 05일 0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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