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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책 논란되자 회수한 여가부, 갈팡질팡 정책 도마 위에

여성단체 "존재 이유 망각" VS 김병욱 의원 “선정성, 너무 노골적”
"성교를 '재미있다', '하고 싶어진다' 라고 표현한 책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0년 09월 01일 07시 32분
↑↑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의 책 표지(사진 = OM뉴스)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조은희 취재본부장 =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최근 논란이 됐던 어린이 성교육 책이다.

1971년 덴마크에서 출판된 책으로 '덴마크의 지난 100년 역사를 대표하는 100개의 물건'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을 포함해 7종, 모두 10권의 책은 여성가족부에서 진행한 '나다움어린이책' 선정·배포 사업의 일환으로 일부 초등학교에 배포됐는데 최근 지나치게 표현이 노골적이라는 등 논란이 일었다.

▲ 초등교사, 아동·청소년 문학가 등 전문가가 9차례 심사…134권 중 10권 회수

나다움책 사업은 여가부가 지난 2018년 진보성향의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민간기업과 3자 협약을 맺어 시작한 사업이다. 초등학교 교사와 아동·청소년 문학가, 평론가, 그림책 작가 등 전문가들이 선정했다. 여가부는 이들이 자기 긍정, 다양성, 공존을 기준으로 2010년부터 2019년 사이 시중에 출간된 책 1,200여 종 중 134권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선정은 지난해 7월이었고, 4개월 뒤 도서 지원을 신청한 전국 5개 초등학교에 책이 배포됐다. '나다움책'이 문제가 된 건 9개월 가까이 지난 8월25일, 미래통합당 김병욱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사업을 거론하면서다.

김 의원은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에 남녀 간 성관계 장면을 묘사한 그림을 두고 "성교육 서적이라 볼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들의 '조기 성애화' 우려까지 있는 노골적 표현이 등장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교를 '재미있다', '하고 싶어진다'라고 표현했다"라며 "민망할 정도로 적나라하다"라고 했다.

↑↑ 선정적이고 너무 노골적이다는 성교육 책(사진 = OM뉴스)
ⓒ 옴부즈맨뉴스

또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이라는 책은 동성애를 미화하고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동성애·동성혼 자체를 미화하고 조장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서 많은 우려가 있다"라며 "성적 소수자와 동성애의 자기 취향과 개인 결정에 대해 존중하고 차별하지 않아야 하는 것과 별개로 이를 미화, 조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 여가부, '문화적 수용성' 이유로 하루 만에 책 회수…이정옥 장관 "'문화적 수용성'의 문제에 대한 논란 예상"

여성가족부는 바로 다음 날인 26일,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여자 남자, 할 일이 따로 정해져 있을까요>,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등 모두 10권의 책을 회수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전날 교육위에서 지적된 책들이 "덴마크, 프랑스,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1970년대부터 출간돼 아동 인권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거나, 국제앰네스티 추천을 받거나,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책들"이라면서도, "문화적 수용성 관련 논란이 되고 있음을 감안해 회수한다"라고 밝혔다.

어제(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대상 장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여성 평등을 가치로 내세운 여가부가 책의 필요성을 설득하거나 설명자료조차 내지 않고, 바로 회수한 이유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정옥 장관은 "최근에 여러 가지 '문화적 수용성'의 문제에 대한 논란이 예상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다움이라는 것을 찾아가는 여정의 사업이 사회적 갈등요인으로 부각되는 것은 굉장히 원하지 않는 결과"였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화를 통해 사회적 동의를 구성해 나가고자 했는데 관련 학부모 단체 분이 코로나 확진 환자로 밝혀짐에 따라 현실적으로 어렵게 돼 회수를 결정했다"라며, "저희(여가부)가 주관한 사업이면 가치 논쟁을 해볼 수 있었는데, 이건 기업의 사회공헌사업에 대해 여가부가 협력하는 방식으로 시작한 사업"이라며 선을 긋는 모습도 보였다.

▲ 여성단체 "여가부, 존재 이유 망각"…포항여성회 "김 의원, 포항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부적절 발언"

여성가족부의 회수 결정에 여성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6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한, 다양성과 인권을 보장하는 포괄적 성교육은 국가의 책무"라며 논평을 냈다. "'금욕'을 바탕으로 한 구시대적이고 폐쇄적인 성교육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달리, 성교육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기존의 성교육과는 다른 포괄적 교육을 원한다"라며 "'동성애'로 대표되는 성적 지향 및 성별 정체성은 아동 청소년들에게 조장, 미화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삶과 닿아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날에는 "성 평등 정책을 뚝심 있게 추진할 책무가 있는 여가부는 인권의 다양성, 성 평등과 존중의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국회의원과 일부 혐오세력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도 하지 않은 채, '문화적 수용성'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붙여 실질적인 정책 철회를 선언했다"라며 여가부가 성 평등과 다양한 가족 정책 추진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망각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병욱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에서도 여성단체들은 비판 논평을 냈다. 포항여성회 등은 "김 의원이 문제 삼은 책은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뤄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고 모든 사람은 성적 지향 등에 상관없이 인권을 누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라며 "세계적인 아동문학상까지 수상한 도서인데 김 의원의 시대착오적인 발상과 구시대적인 지적으로 멈추게 됐다"라고 했다. 포항여성회 관계자는 "김 의원은 포항 시민들이 대표로 선출한, 포항 시민들의 대변인과 마찬가지인데 시대착오적인 발언을 했다"라며 지역의 여성단체로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나다움책' 사업 어떻게 되나…여가부 "애초 내년 종료 사업, 하반기 논의해야"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이번에 회수된 책들은 주로 도서관에 비치되지 않고 교사가 별도로 관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사들이 소장하면서 성교육을 할 때 보조 설명자료와 함께 아이들에게 제공됐다는 거다. 이 사업은 2018년 시작할 때 기간이 3년으로 계획됐기 때문에, 내년에 종료될 예정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해마다 사업 방향을 정하는데, 하반기에 다시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으로 사업에 참여했던 국내 아동복지재단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내년부터 더는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롯데지주의 예산으로 다른 비영리 민간단체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맡던 사업 집행을 담당한다며 사업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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