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박형준 후보의 의혹은 “우연히”인가요? 흑색선전 인가요?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1년 04월 02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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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주요 각 진영의 후보들에 대한 의혹들이 뭉치뭉치 나오면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牧民心書)”에 나오는 목민관이 되새겨 진다.
특히 당선권에 있는 민주당과 국민의힘당 후보에 대한 검증을 하면 할수록 스며드는 구린내로 구토증상이 나타나 머리가 어지럽다.
당선이 문제가 아니라 두 당의 후보가 시장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모름지기 선비가 되고 벼슬을 하려고 하는 자는 옛말에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라는 말로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이라는 말이 전해 오고 있다. 이 말을 해석하자면 ”오이가 익은 밭에서 신발을 고쳐 신고 있으면 마치 오이를 따는 것같이 보이고, 오얏이 익은 나무 아래서 손을 들어 관을 고쳐 쓰려고 하면 오얏을 따는 것같이 보이니 남에게 의심받을 짓은 삼가라“는 뜻이다.
오늘은 크고 작은 의혹 투성이로 부산시장 후보에 나선 국민의힘당의 박형준 후보의 각종 의혹에 대하여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 부산의 소돔과 고모라성 해운대 엘시티 분양권이 뇌물·특혜는 아닌가요?
부산에서 가장 큰 이슈가 해운대 엘시티 분양권에 대한 비리 의혹이다. 토지매입 과정에서부터 분양과 준공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져 있고, 뒤를 이은 부정부패는 남도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노무현 정권에서부터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권까지 4대를 흘러오면서도 이를 파헤치지 못했다. 토지 매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문민의 정부 김영삼 정권 첫 효시다. 안상영·허남식·서병수 등 현재의 국민의힘당 전신 시장들이 거쳐 오면서 부산 부패의 온실로 복마전이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박 후보가 이명박 정권에서 부산 수영구의 국회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박근혜 정권에서 국회사무총장을 엮임했던 사람이다.
박형준 후보가 정상적인 매매 거래를 통해 엘시티의 아파트를 샀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SBS는 2021년 3월 18일 박형준 후보의 부인 조현에게 2020년 4월 엘시티 아파트를 웃돈 1억을 받고 판 사람이 바로 조현의 친자였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조현의 친자는 이 아파트의 최초 청약이 있던 2015년 10월 28일, 분양권을 갖고 있던 이 모 씨에게 웃돈 7백만원을 포함해 20억 2천200만 원을 주고 18층 집을 샀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조현의 딸 역시 그 바로 아래층인 17층을 최초 분양자로부터 웃돈 500만 원만을 주고 구입했다.
SBS는 조현의 딸과 아들에게 각각 500~700만 원 웃돈만 받고 아파트를 넘긴 최초 분양자까지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형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부인 조현이 아들로부터 아파트를 구입한 건 사실이며, 2015년 10월 1차 청약이 있던 날에는 실제 계약하는 사람이 적어 약간의 웃돈만 받고 팔자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조현이 아들에게서 엘시티 아파트를 구매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조현의 아들이 아파트 잔금을 치를 능력이 안 되어 수개월간 엘시티 아파트를 여기저기 팔려고 노력했으나 거래가 성사되지 않다가 결국 그의 어머니에게 팔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난 2021년 3월 19일 “박형준의 아들과 딸이 2015년 계약 첫날 엘시티 로얄층의 분양권을 소유하게 된 경위와 엘시티 준공 허가가 이뤄졌던 2019년에 있었던 10억 800만원의 대출을 해명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둘째, 엘시티에 28억원 상당의 공공미술품 납품 우연인가요?
JTBC는 지난 2021년 3월 23일 “엘시티에 납품된 18억 원짜리 조형물이 조현의 아들 회사인 제이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바 있으며, 제이사는 이 조형물 뿐만 아니라 아예 엘시티에 들어간 28억원어치의 공공미술품 11점 전체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납품을 두고 경쟁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입찰은 그와는 무관하게 제이사에게 돌아가기로 이미 결정되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후보 캠프는 “엘시티와 제이사가 전혀 특혜로 얽힌 관계가 아니었다”며, “오히려 제이사는 계약했던 돈도 다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이사가 납품에 관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부산 지역 작가들을 연결시켜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임호선 의원은 2021년 3월 24일 기자회견에서 “엘시티에 공공미술품을 독점적으로 납품한 제이사의 대표를 지낸 적이 있었고, 박형준이 국회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에는 사무총장실에서 같이 근무했던 조현의 사촌 조 모 또한 엘시티와 관련한 일에 깊게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엘시티가 무슨 이유로, 어떻게 하필이면 박형준 후보 현재의 처 조현씨 아들과 사촌이 관여하고 있는 제이사에 28억원 상당의 공공미술품을 납품 받았는지가 국민적 의혹이다. 이를 우연으로 보기에는 석연찮다. 이에 대하여 부산시민들에게 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박형준과 이명박 정부의 불법 사찰 허위인가요?
KBS는 2018년 7월 4일 국가정보원이 같은 해 3월에 작성해 환경부에 제출한 '4대강 사업 관련 민간인 사찰 등 활동 내역' 문서를 공개했다. 이 요약본을 보면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어떤 방식으로 이명박의 최대 관심 사안이었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던 단체와 인물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하고 압박했는지와 어떤 청와대 부처에 대해 보고가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으며, 2009년에서 2010년 사이에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내용이다.
2017년 국정원에 의해 사찰당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내놔라내파일시민행동에 속한 인물들 가운데 여러 명이 이후 대법원까지 가는 재판과정을 거쳐 2020년 말에 최종 승소한 이후 자신들에 대한 사찰 문건을 국정원으로 부터 제공받게 되자 비슷한 시기에 부산시장 후보로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게 된 박형준 역시 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박형준 후보는 2021년 2월 16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사찰 의혹에 대해 하늘에 맹세코 알지도 못하고 들은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에 의한 불법 사찰 당사자였던 명진, 이상돈 등은 며칠 후 “박형준 후보가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 불법 사찰을 몰랐을 수가 없다”고 인터뷰했으며, 명진은 이후 한걸음 더 나아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형준 후보가 정무수석이 되기 전 홍보기획관을 맡았고, 그 때 국정원과 군, 경찰을 동원해 인터넷상에 댓글을 다는 사이버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기획한 책임자였으며, 이 사실이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며 박형준 후보가 이명박 정부의 불법 사찰을 모르기는 커녕 이를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KBS는 2021년 3월 10일 이명박 정부의 불법 사찰 관련 당시 국정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원문 일부를 공개했으며, 이 8건 107페이지에 달하는 문건들에는 2008년 12월부터 2010년 6월 사이에 국정원 국책사업팀, 융합전략팀 등이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었다.
이 중 '4대강 살리기 반대세력 연대 움직임에 선제 대응'이란 제목의 보고서는 2009년 1월 '청와대 민정'의 요청으로 작성되어 정무, 민정, 국정기획 수석과 0-0, 1-0로 지칭된 누군가에게 배포되었다고 명시되었고, '4대강 사업 반대 단체 현황'과 '4대강 사업 주요 반대인물 관리방안' 두 문건은 2009년 6월과 7월에 청와대 홍보기획관의 요청으로 작성되었다고 나오는데 문건 작성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박형준 후보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양측의 주장이 서로 엇갈린다.
KBS 취재진은 박형준에게 불법 사찰 문건들을 보여주었으나 박형준 후보는 홍보기획관실에서 누가 그런 자료를 요청했는지 자신은 확인할 도리가 없고,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 문건들을 본 적이 없다는 점이라며 완강히 부인했다. 또한 그는 홍보기획관이나 정무수석이 보고로 올라오는 모든 자료를 다 보는 것도 아니고, 국정원이 왜 그렇게 자료를 썼는지도 모르겠다고 발을 뺐다.
서로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찰문제는 검찰에 고발하여 사법부의 판단을 따르면 될 일이지만 홍보·국정라인에 있었던 박형준 후보의 국민이 납득할만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넷째, 현재 처의 딸 홍익대학교 입시 부정 청탁 거짓인가요?
2008년 11월에 이미 홍익대학교 내부의 입시비리를 드러내고 고발한 김승연 전 홍익대 미대 교수는 2021년 3월 11일, 경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97년 개인 전시회를 조현화랑(현재 처)에서 열 때 초대할 정도로 잘 알고 지내던 박형준 후보의 부인 조현이 2000년을 전후한 시기에 홍익대 미대 입시 실기시험 후 딸과 함께 찾아와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정 청탁을 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조현이 청탁한 직후 대학 교무과 직원이 채점장에서 박형준 후보 딸의 실기작품이 어느 것인지 알려줬고, 이에 김승연 교수는 옆에 있던 교수의 지시로 30점 이상 주기 어려운 작품에 80여점을 줬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박형준 후보는 지난 3월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이 홍익대 입시에 임한 적도, 배우자가 입시 관련 부정 청탁을 한 적도 없고, 자신이 홍익대 입시 비리 사건에 개입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고 해명했다.
딸이 홍익대 입시에 응한 적이 없었다는 박형준 후보의 해명에 대해 김승연 교수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박형준 딸의 응시 이력이 여전히 홍익대학교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또 김승연 교수는 “당시 자신의 내부고발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2009년 봄부터 중앙지검에서 대대적인 수사를 시작했으나, 몇 달 후 윗선에서 뜻하지 않게 종결 지시가 내려와 입시비리에 연루되었던 7명의 교수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는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박형준의 외압에 의한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이 일로 박형준 후보는 김승연 교수와 장경태 의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부산지검에 고발했다.
박 후보 현재의 처 딸이 최종 합격 여부를 떠나 정무수석이라는 권력을 배경으로 청탁을 했지 않았겠느냐 하는 게 대체적인 국민적 의혹으로 이를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해명해야 한다.
다섯째, 국회 사무총장 재직 시 국회 레스토랑 입찰 특혜 없었나요?
국회 공무원은 지난 2021년 3월 25일 “박형준 후보가 국회 사무총장 재직 시절 국회에 입점한 레스토랑인 쿠치나후가 선정 과정부터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공무원은 이 10년간 국회사무처에서 일하다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TBS와의 인터뷰에서 “쿠치나후는 박형준 후보의 지인이 경영하는 업체로 3차까지 이어진 입찰 공고에 준비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참여하고, 건실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최종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가 여러 차례 있었으며,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에도 국회에서 이상하리만큼 각종 비용을 부담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면 금시 진실여부가 파악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여섯째, 부산 기장군 부동산 관련 불법행위 사실인가요?
민주당 김영춘 후보측에 따르면 “박형준 후보는 2015년부터 부산 기장군에 토지를 매수하였고 해당 토지 위에 배우자 명의의 2층 건물을 건축했는데, 이후 이 건물을 미등기 상태로 두어 등기부등본에서 확인이 불가능한 상태로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준공이 나지 않는 무허가 불법건축물이다는 것이다.
김 후보측은 “박형준 후보는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이 건물을 등록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산신고에서 누락했고, 이후 이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자 그때서야 기장군 건물을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김회재, 민병덕, 장경태 의원 등은 2021년 3월 25일 박형준 후보를 허위 재산신고를 통한 선거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또 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2021년 3월 22일 “박형준이 부산 기장군 청광리 일대에 1,000평 넘는 땅을 소유하고 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박형준 후보 부부가 기장군의 토지를 매입한 2015-2016년은 기장 일대 공공택지 개발 소문이 돌던 시점이었다”면서, “다만 대상 사업지로 포함 예정이던 청광리 일대가 개발예정지에서 제외되면서 투기는 성공 직전에 물거품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왜 박형준이 소유한 토지만 유독 건폐율이 낮은지, 공동 지분 소유자들이 김종학 미술관 건립과 무슨 관련 있는지, 매입 당시 미술관 건립 위해 행정 기관과 협의한 사실이 있는지를 밝히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KBS는 2021년 3월 24일 “박형준 후보가 본인 소유 땅에 있는 가게 건물을 창고로 쓰고 있으며, 이는 주거용지에서 건물을 창고로 쓸 수 없다는 건축법을 어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형준 후보 측은 “가게 건물을 매입한 이후 배우자인 조현의 개인 창고로 쓰고 있었지만 곧 허물 예정이었고, 창고로 건물을 쓰는 것이 잘못된 일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 부분에 대한 박 후보 측의 “허물예정이다. 불법인줄 몰랐다”는 해명은 좀처럼 국민적 의혹에 해소가 될 수 없는 답변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당 4명의 후보 검증에 많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장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박형준 후보에 대하여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이상과 같이 해부해 보았다.
옛 고서 문선(文選)의 악부(樂府) ‘군자행(君子行)’에 군자방미연 불처혐의간(君子防未然 不處嫌疑問) 이라는 말 즉 “군자는 미리 방지하여 혐의 받을 염려가 되는 곳에 있지 말 것이다”라는 말이 머릿속을 스쳐가는 춘화(春花)의 아침이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21년 04월 02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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