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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잃어버린 10년` 원죄 잊고 이상한 출마 선언.. 어정쩡한 입장

안철수에 입당·합당 제안하며 '조건부 출마' 밝혀..어떤 결과에도 정치적 이득
2011년 서울시장 내주고는..경쟁자들 "당당하지 않다" "진정성 없다" 비판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1년 01월 07일 18시 28분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사진 = OM뉴스)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조관형 취재본부장 =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당에 합류하지 않는 경우를 전제로 한 '조건부 출마' 선언이었는데, 안 대표를 끌어들여 출마의 명분을 확보하려다 출마 선언의 모양새가 이상해졌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다"면서도 안 대표에게 입당 또는 합당을 여러 차례 촉구했다.

그는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께 간곡히 제안한다. 국민의힘으로 들어와달라. 합당을 결단해주면 더 바람직하다"며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입당이나 합당이 필요한 이유로, "야권 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함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당에서 안 대표를 향해 입당 후 경선 참여를 요구하는 기류와 맥을 같이 하는 주장이다.

만일 안 대표가 국민의힘당에 합류한다면 오 전 시장은 '야권 단일화에 기여했다'는 공(功)을 챙기는 한편, 서울시장 경선에서 발을 빼고 대권이라는 기존 정치적 목표를 계속 바라볼 수 있다.

안 대표가 현재 흐름대로 입당이나 합당을 거부한 채 국민의힘당 바깥에서의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고수할 경우, 오 전 시장은 안 대표에게 책임을 돌리며 출마의 명분을 삼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실제 이날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다"며 "제1 야당 국민의힘으로서는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임을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여러 정치적 고려에서 오 전 시장의 이날 '조건부 출마'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는데, 너무 계산을 많이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출마도, 불출마도 명확히 하지 않은 어정쩡한 회견이었지만 내용을 보면 서울시장을 지냈던 자신의 강점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며 '출마'로 기운 분위기가 역력하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이 "당선일로부터 바로 시정(市政)의 큰 줄기와 세세한 디테일을 함께 장악해서 일에 착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며 "이번에 당선되는 시장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에서 9개월 정도에 불과하고, 이는 방대한 서울 시정을 장악하기는커녕 파악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오 전 시장은 기자들에게 "'안 대표가 들어오면 불출마'로 표현하거나 '안 대표가 들어오지 않으면 출마'로 요약이 될 텐데 가급적 '들어오지 않으면 출마' 쪽으로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정리해달라"고 말했다. 사실상 출마 선언이란 얘기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 입당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이제 출마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해왔지만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오 전 시장은 야권 단일화를 명분으로 자신의 출마 여부를 안 대표의 선택에 연동시켰을 뿐, 철저하게 자신을 중심에 둔 정치적 계산을 했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선 2011년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서울시장에서 물러나면서 국민의힘당이 '잃어버린 10년'에 들어서게 한 '원죄'를 지닌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 재도전의 명분을 고민하다 설득력이 부족한 출마 선언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당에선 마땅찮은 반응이 감지됐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김선동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조건부 출마선언은 당당하지 않다"며 "'여의도식 문법'이 이제 국민에게는 안 통한다"고 꼬집었다.

또 "오늘 회견은 분명 확실한 출마선언이라고 들린다"며 "누가 봐도 대선을 꿈꾸던 분이 서울시장에 연연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를 끌고 들어가지 마라. 본인의 거취는 스스로 결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혜훈 전 의원도 통화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만들어 달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봤다.

한 국민의힘 인사는 통화에서 "너무 계산을 한다는 얘기가 주변에서 들린다. 조건을 건다는 건 진정성이 없는 것"이라며 "어떻게든 자신은 몸을 던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일 오 전 시장과 만나 '국민의힘 중심의 보궐선거'를 논의했다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오 전 시장은 처음부터 대권에 아주 관심이 컸다고 본다"며 "안 대표가 입당 또는 합당을 해 서울시장에 나가면 다음 대선 국면에서는 경쟁자가 하나 떨어져나가는 셈이니 오 전 시장에게도 나쁠 것이 없다. 그런 것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출마에 대한 입장문 전문이다.

오세훈 전 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입장문

정권탈환의 초석이 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독재로 온 국민이 고통 속에서 절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의 단일화가 승리로 이어지고 그 동력으로 정권교체까지 이루어지기를 대다수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이를 위해 저는 기도하는 심정으로 우리 당과 안철수 후보께 제안합니다.

우선 서울 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에 대한 안철수 후보의 강한 의지에 경의를 표합니다.

단일화를 통한 야권 승리는 문정권 폭주와 연장에 제동을 걸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실천적 방법이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저는 오늘 야권 단일화를 위해 안철수 후보님께 간곡히 제안하고자 합니다.

국민의 힘 당으로 들어와 주십시오. 합당을 결단해 주시면 더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입당이나 합당 후 경쟁하는 방안이 야권단일화의 실패 가능성을 원천봉쇄함과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고 확신합니다.

또 더욱 중요한 다음 대선까지의 단합된 힘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기도 합니다.

야권 승리를 바라는 많은 분들이 이번 단일화 무산 가능성 때문에 노심초사하고 계신 이유입니다.

이번 기회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넘어 ‘야권 자체’가 단일화 될 때 비로써 정권교체의 가능성이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당은 안후보의 ‘입당’보다는 ‘합당’ 논의를 먼저 시작해 주시는 것이 긴요합니다.

양 당의 화학적 결합만이 단일화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 양대 선거, 특히 대선의 승리 가능성을 최대한 높일 것입니다.

입당이나 합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저는 출마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1야당 국민의 힘으로서는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임을 국민 여러분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당선일로부터 바로 시정의 큰 줄기와 세세한 디테일을 함께 장악하여 일에 착수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로서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보궐선거에는 인수위의 충분한 준비 기간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당선되는 시장은 일할 수 있는 기간이 사실상 6개월에서 9개월 정도에 불과합니다.

방대한 서울 시정을 장악하기는 커녕 파악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저 오세훈은 당내 경선으로 선택된 후보의 당선을 위해 어떤 도움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당선 후에도 당선자가 원한다면 저의 행정 경험과 준비된 정책들을 시정에 바로 접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저는 이 제안에 대한 고민으로 며칠간 불면의 밤을 보냈습니다. 이번 제안에 저 오세훈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없습니다. 오로지 야권의 역사적 소명인 ‘야권 단일화’가 중심에 있을 뿐입니다.

저는 그 대의 앞에 하나의 수단에 불과합니다. 단일화를 통한 야권 승리가 그 무엇보다도 민주당의 정권 연장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의 결정이 희망을 잃은 서울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이 열망하는 정권교체를 향한 긴 여정의 초석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1년 01월 07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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