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이 89세이던 2015년 모습.(사진 = 위키피디아 참조) |
ⓒ 옴부즈맨뉴스 |
| [외신, 옴부즈맨뉴스] 온유상 취재본부장 = 올해 94세인 프랑스 전직 대통령이 37세의 독일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에 고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간 르몽드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6일(현지 시각) 독일 공영방송 WDR(서부독일방송) 소속 여기자 안-카트린 슈트라케(37)가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94) 전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며 지난 3월 프랑스 검찰에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1926년생인 지스카르 데스탱은 1974년 대선에서 프랑수와 미테랑을 꺾고 당선돼 7년간 재임했고, 1981년 대선에서 재대결한 미테랑에게 패해 재선에 성공하지 못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슈트라케는 2018년 12월 파리 생제르맹 거리에 있는 지스카르 데스탱의 사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헬무트 슈미트(1918~2015) 전 독일 총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슈미트가 1974년부터 8년간 총리로 재임할 때 이웃 나라 정상이었던 지스카르 데스탱에게 당시를 회고하는 인터뷰를 한 것이다.
|
 |
|
↑↑ 37세 독일 여기자 안-카트린 슈트라케(사진 = 슈트라케 트위터) |
ⓒ 옴부즈맨뉴스 |
|
슈트라케의 주장에 따르면 성추행은 인터뷰를 마친 뒤 슈트라케와 WDR의 카메라맨, 지스카르 데스탱이 나란히 기념사진을 찍을 때 발생했다. 슈트라케는 지스카르 데스탱이 자신을 팔로 감싼 뒤 허리를 만지고 이어서 엉덩이에 손을 갖다 댔다고 주장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슈트라케는 “매우 놀랐고 동의할 수 없는 정말 불쾌한 행동이라 여겨 그의 손을 밀쳐내려고 했지만 그런 행동은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지스카르 데스탱의 보좌관이 찍은 기념사진의 질이 나빠 한 장을 추가로 더 찍을 때도 허리와 엉덩이를 만지는 행동이 계속됐다고 슈트라케는 밝혔다.
불미스러운 논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WDR의 카메라맨이 먼저 사무실을 떠났고, 지스카르 데스탱은 슈트라케에게 자신의 사무실 벽면에 걸려 있는 사진들을 보여주며 설명을 했고, 이때 재차 엉덩이를 건드렸다고 슈트라케는 주장했다.
쾰른에 있는 WDR 본사에 돌아온 슈트라케는 보도국 간부들과 지스카르 데스탱과의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상의했다. WDR측은 성추행의 정도가 심각했다고 판단해 로펌에 의뢰해 슈트라케와 카메라맨 등의 증언을 기록했다. 이후 WDR은 2019년 3월 자사 여기자인 슈트라케가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을 담은 13쪽에 이르는 문서를 지스카르 데스탱 앞으로 발송했다.
한국식으로 보면 내용 증명을 한 것이다. 하지만 지스카르 데스탱측은 몇 주가 지나 문건을 받았다는 답신만 보냈고 이렇다할 반응이 없었다.
슈트라케는 내용 증명을 보낸 지 1년이 지나 지스카르 데스탱을 고소한 데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원래는 고소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고 프랑스 사법 절차에 대해 알지도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투(me too) 운동이 계속되면서 마음을 바꿨다”며 “미투 운동은 이런 문제가 사회에서 논의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했다.
독일과 프랑스 언론이 슈트라케의 성추행 주장에 대해 취재에 들어가자 지스카르 데스탱의 보좌관인 올리비에 레볼은 “94세인 대통령은 고령으로 슈트라케를 만났다는 것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레볼은 이어 슈트라케가 고소한 내용이 만약 사실이라면 그는 당연히 사과할 용의가 있지만 그는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