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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리혐의로 부자가 구속되었던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의 재임시절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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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옴부즈맨뉴스] 국용호 기자 = STX그룹으로부터 7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정옥근(64·해사 29기) 전 해군참모총장이 항소심에서 형이 대폭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승련)는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총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 전 총장이 해군 정보함에 탑재할 장비의 납품업체로 독일A사 선정을 대가로 1억원을 약속받고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또 STX로부터 7억7000만원을 전부 받은 것으로 산정할 수 없다며 액수 전체를 유죄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함께 기소된 정 전 총장의 장남 정모(37)씨도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정구속됐던 정씨는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이에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징역 10년의 원심 형량을 구형했다.
검찰은 "정 전 총장은 해군의 함정사업을 총괄하는 해군참모총장의 지위를 악용해 STX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거액을 뜯어냈다"며 "금품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전 총장 측 변호인은 "검찰은 단지 정 전 총장 아들 회사가 민간 요트행사를 기획, 진행했다는 것을 빌미로 수사한 것"이라며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인해 1심에서 중형을 선고 받았다. 억울함이 없도록 살펴 무죄를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9~12월 STX그룹으로부터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의 수주 청탁과 함께 국제관함식 행사 당시 대통령이 탑승한 군함에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을 동승시켜주는 대가 등으로 7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정 전 총장이 받은 돈은 그의 장남이 설립한 요트앤컴퍼니에 후원금 명목으로 지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정 전 총장은 2008년 전임 해군참모총장이 부적절하다고 배제시킨 민간 요트행사를 국제관함식 부대행사로 끼워 넣고 요트앤컴퍼니를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STX그룹은 정 전 총장 재임 기간에 차기 호위함 디젤엔진의 방산업체로 지정돼 차기호위함 디젤엔진 1기와 유도탄 고속함 디젤엔진 18기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밖에 정 전 총장은 2008년 3월부터 2년간 통신·전자정보수집 장비 등을 탑재해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신기원함'의 도입 사업을 추진하며 독일 A사를 선정해준다고 약속하고 6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정 전 총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4억원, 추징금 4억4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군을 지휘·통솔하고 해군 내부 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자였던 정 전 총장은 자신의 지위를 내세워 적극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며 "방산비리는 특성상 폐해가 바로 드러나지 않아 국가 안보와 국민의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국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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