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부겸의 국밥 이야기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20년 04월 14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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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밥 이야기"로 선거를 마감하는 대구의 아들 김부겸 후보(사진 = OM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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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옴부즈맨뉴스] 권병표 대구·경북 총괄취재본부장 = 21대 총선이 몇 시간 남지 않은 시간의 대구의 아들 김부겸 후보는 대구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국밥 이야기”로 14일간의 열전을 마무리 했다.
평생 먹었던 식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밥은 십수년 전 아버님 영전에서 먹었던 육개장 한 그릇입니다.
슬픔이 목 끝까지 치밀고, 연방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데, 빈속에 우겨넣는 국밥 한 술은 돌아가신 아버님께 면구할 정도로 왜 그렇게 달디 달던지요.
오늘 카톡에서 두 장의 사진을 보았습니다.
저 돼지국밥집은 저도 대구를 갈 때마다 즐겨 찾는 집입니다. 범어네거리 그랜드호텔 뒤에 있는 "2호집 돼지국밥"이라는 가게입니다.
8천 원 하는 돼지국밥을 시키면, 내장이며 머릿고기를 작은 접시에 한움큼 서비스로 내줍니다. 소주를 한 병 안 시킬 수가 없습니다. 아마도 김부겸의원이 자주 찾는 단골집도 바로 이 집입니다.
언젠가 대통령까지 했던 어느 분에게는 국밥 한 그릇이 선거를 홍보하는 멋진 캠페인으로 쓰였겠지만, 그에게는 단지 고단한 하루를 달래고, 주린 배를 채워주는 "밥"입니다.
몇 달을 감염병과 싸우고, 천문학적인 재난예산을 중앙정부로 부터 더 챙겨오고,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거물 정치인이지만, 그 역시 때 되면 8천 원짜리 국밥 앞에 앉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이제 몇 시간만 남았습니다.
대구 밖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을런지 모르지만, 그는 어쨌건 여전히 벅차고 만만찮은 선거를 치러내는 중입니다.
대구 밖에서는 대구를 위해 싸워야 하고, 대구 안에서는 민주당을 위해 또 간절히 호소해야 하는, 평생을 그에게 따라붙어 다니는 경계인의 운명을 유달리 더 강요받는 선거입니다.
좀 편하게 살 수 있고, 좀 쉽게 정치할 수 있는데도 그는 8년전 자신이 택한 길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냥 이게 내 인생이니, 이것이 내게 주어진 소명이니 생각하고 처연하게 한 길을 갑니다.
그에게 이번 선거가 이토록 절박한 이유는, 단지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기 위함은 아닐 겁니다. 그랬다면 처음부터 군포를 떠나지 않았겠지요.
2년후 대통령 출마를 위해 반드시 성취해야할 지위라서 그런 것도 아닐겁니다.
대통령은 사람의 도전만큼 하늘의 명이 닿아야 한다는걸 모르는 사람도 아닙니다.
아마도 그가 이토록 이번 선거가 절박한 이유는, 평생을 바쳐왔던 자신의 신념과 진심을 고향인 대구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정치에 투신하면서 정치인생 내내 붙들고 온 "함께 살기"를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고향사람들과 같이 기어코 확인하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그의 삶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는 건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건, 반대하는 사람이건 다 압니다.
그러나 그 역시 때 되면 8천 원짜리 국밥 한 그릇으로 주린 배를 채워야 하는 사람입니다. 외롭고, 지치고, 힘들 때도 있었을 겁니다.
어쩌면, 이러저런 지지자들의 선물꾸러미와 유세원고가 담긴 보따리를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오늘밤이 가장 지치고, 힘든 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에게도 보일 수 없는 모습이기에 더 안타깝습니다.
늦게 떠먹은 국밥 한 그릇이 그에게 위로가 되었기를 바래봅니다. 힘들고 지칠 때 "밥"보다 더 좋은 격려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내일 하루만 더 우리와 함께, 대구와 나라의 미래를 위해 고생해 주길 부탁합니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20년 04월 14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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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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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사진이고 그기사인가 보군요
04/17 16:49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