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관 도둑, `90m 땅굴` 직접 파서 휘발유・경유 46만 리터 훔쳐
주유소 저장탱크로 바로 연결, 5억3000여만원 가로채..누유감지시스템에 걸려 덜미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8년 06월 28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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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송유관공사 소유인 송유관(석유를 수송하는 배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5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은 땅굴을 파 송유관에 고압 호스를 연결한 모습(사진 =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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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옴부즈맨뉴스] 김승호 취재본부장 = 대한송유관공사 소유인 송유관(석유를 수송하는 배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빼돌리고 5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송유관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강모씨(53) 등 9명을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송유관 천공 기술자 강씨와 관리소장 박모씨(56), 주유소 실 운영자 최모씨(55) 등 주범 3명은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일당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충남 천안의 한 주유소를 임차해 약 90m 떨어진 송유관에 고압 호스를 설치한 뒤 휘발유·경유 46만여 리터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직접 땅굴을 파 송유관에 접근한 뒤 구멍을 뚫어 고압 호스를 연결했다. 이 호스를 곧장 주유소 저장탱크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기름 46만여 리터를 훔쳤다. 이후 곧바로 임차한 주유소에서 시세보다 100원가량 싸게 가격을 매겨 팔았다. 이렇게 얻은 수익은 모두 5억3000여만 원에 달한다.
주범인 강씨가 송유관 작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같은 범행이 가능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강씨는 현재 무직이나 주유소나 송유관 작업 등에 경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인근에 주유소가 있는 송유관을 범행 장소로 선택했다. 고속도로 인근 송유관 매설지역과 주유소가 함께 있는 곳이 범행 대상으로는 최적의 장소였다.
강씨는 송유관에서 주유소 저장탱크로 기름이 잘 흘러오는지 확인하는 시설을 주유소 내에 설치해 실시간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강씨가 송유관을 뚫으면 관리소장 박씨와 주유소 실운영자 최씨가 실질적인 경영을 맡았다. 기름을 훔쳐 판매한다는 걸 알면서도 주유소를 빌려준 업주와 바지 사장 등 6명도 모두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이들의 범행은 대한송유관공사가 지난해 8월쯤 누유감지시스템으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발각됐다. 경찰은 대한송유관공사와 공조해 같은 해 8월 말부터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올 3월 심야 시간에 전남 여수시 인근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칠 목적으로 땅굴을 파다 추적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같은 범행을 저질러 대구지검에서 수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혐의로 처벌을 받은 전력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송유관에 고압 호스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폭발 등 대형 화재가 날 수 있는 위험한 범죄"라며 "앞으로도 유관 기관과 협조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8년 06월 28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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