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개입’논란 속… 하마평에 오른 포스코 차기 회장군(群)
내·외부 인사 하마평 '무성'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 위원 논란 친 문재인 정부의 외부인사 발탁 배제 못해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8년 06월 05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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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평에 오른 포스코 회장군, 맨 위 왼쪽부터 장인화, 오인환, 박기홍, 가운데 왼쪽부터 황은연, 김준식, 김진일 맨 아래 왼쪽부터 이영훈, 최정우, 구자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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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옴부즈맨뉴스] 김승호 수도권취재본부장 = 포스코 회장 선임을 앞두고 인사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후임 회장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4일 낸 논평에서 “지난달 29일 아침 인천의 한 호텔에서 포스코 전임 회장들이 모였다. 이곳에서 한 참석자가 장하성 청와대 실장 뜻이라며 특정 인사를 포스코 회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전임 회장들에게 협조를 요청했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도 해명 자료를 내어 “포스코 전·현직 회장들이 따로 만나 차기 회장 인선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는 5월17일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협의회)’에서 회장 후보군 20여 명을 찾아 6월 안으로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포스코는 7개 회사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외부 후보 추천을 받기로 했고, 포스코 지분이 0.5% 이상 있는 30여 개 회사와 기관에도 외부 후보를 추천해달라는 전자우편을 보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가 이렇게 외부 후보를 강조한 것은, 현재 포스코 회장으로 거론되는 사람 대부분이 내부 인사여서다.
포스코 안팎에선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포스코가 연루된 의혹을 제대로 밝히려면 외부 인사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5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포스코 바로 세우기 시민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전국공공산업노조 등 8개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시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최근 10년 포스코는 철저하게 망가져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며 “권오준, 정준양, 이구택, 유상부 등 전 회장 4명은 이제부터 포스코의 어떤 일에도 나서지 말고 차기 회장 인선에도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나온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기업으로 한때 잘나가던 포스코가 현재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과거 권력과 적폐의 준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현재 내부에서 포스코 회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사는, 장인화 사장(철강2부문장), 오인환 사장(철강1부문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 김준식·김진일 전 포스코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다.
장인화(63) 사장은 4월 포스코 조직개편 뒤 철강생산본부, 경영지원센터를 맡고 있다. 장 사장은 권오준 회장처럼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출신으로, 권오준 회장 체제 때 실세로 통했다.
오인환(60) 사장은 철강사업본부, 기술투자본부를 담당하고 있다. 포스코 입사 뒤 마케팅 업무를 맡아오며 사내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졌다. 오 사장 역시 ‘권오준의 남자’로 불린다.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포스코 사장을 지내다 권오준 회장 취임 뒤 회사를 떠났다. 2017년 사장으로 복귀했다. 2004년 포스코경영연구소로 입사한 뒤 미래성장전략실장, 포스코 사장 등을 했다.
황은연(60)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은 철강 마케팅 전문가로 포스코 CR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포스코에너지 사장 등을 거쳤다. 2017년 권오준 회장이 연임하면서 갈 곳을 잃어 인재창조원 자리로 옮긴 뒤 2018년 4월 퇴임했다.
김준식(64) 전 포스코 사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2014년 회장 후보로 거론됐다. 광주제일고를 나와 장하성 실장과는 초·중학교 동기동창이다. 이낙연 총리와는 광주제일고 동문이다.
김진일(65) 전 포스코 사장은 권오준 전 회장의 서울대 금속공학과 3년 터울 후배다. 김 전 사장은 2014년 권오준 회장과 회장직을 놓고 경쟁하기도 했다.
이영훈(59) 포스코건설 사장은 2018년 사장이 됐다. 이구택 전 회장 라인이라 한다. 권오준 회장 체제에서 해외 가스전 사업 등에서 대립각을 세웠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정우(61) 포스코켐텍 사장은 포스코 감사실장, 재무실장, 포스코건설 기획재무실장 등 포스코 재무 분야를 거쳤다. 정준양 전 회장 때 회장 직속 정도경영실장을 지냈다.
이들 가운데 장인화·오인환·김진일·최정우 사장은 권오준 라인으로 분류된다. 박기홍·이영훈 사장, 김준식 전 사장은 이구택 라인으로 평가받는다.
외부 인사로는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물망에 오른다. 구 전 부회장은 1988년 포스코에 입사해 5년 뒤 퇴사한 ‘포스코맨’ 출신이지만, 현재 외부 인물로 통한다. 구 전 부회장은 ‘철강왕’ 박태준 명예회장이 엑손모빌에서 직접 영입한 사람이다. 박태준계 인사들 사이에서 차기 포스코 수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이외 전윤철 전 감사원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오영호 전 코트라 사장 등이 외부 인사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현재 포스코 회장으로 거론되는 사람은 내부 인사가 대부분이다.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에서 얼마나 다양한 외부 인재를 찾을지가 관심 포인트다.
하지만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은 인적 구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물러나는 권오준 전 회장이 CEO 승계 카운슬에 들어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1차 회의까지 들어간 권 전 회장은 “전임 회장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자, 뒤늦게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 뒤 CEO 승계 카운슬 회의에는 포스코 사외이사 5명만이 참가했다. 위원장은 김주현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맡고, 박병원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회 위원장, 이명우 평가보상위원회 위원장, 김신배 재정 및 내부거래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김주현 사외이사는 현대경제연구원장을 거쳐 박근혜 정권 당시 대통령직속 통일준비위원회 경제분과위원장 등을 맡았고, 현재 경제신문 <파이낸셜뉴스> 사장으로 있다.
박병원 사외이사는 박근혜 정권 시절 은행연합회장, 경총회장을 맡았다. 이명우 사외이사는 동원산업 사장으로, 2013년부터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이들은 권 전 회장과 가까운 인물들이다.
권 전 회장은 이처럼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아 연임이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들 사외이사의 지지를 받아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30억원, 19억원을 냈다. 합계액이 49억원으로 오너 재벌기업 롯데(45억원)나 GS(42억원)보다 많았다. 포스코 이사회는 49억원을 재단에 출연하는 데 동의했다. 권 전 회장은 그룹 광고회사 포레카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검찰에 소환돼 밤샘 조사를 받았다.
포스코 회장이 내부자가 되느냐, 외부에서 오느냐를 놓고 시각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포스코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를 선호한다. 한 포스코 인사는 “포스코는 정권 교체 때마다 수장이 바뀌어왔다”며 “이번에 외부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되면 ‘정권의 낙하산’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포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임명된 회장들 모두 내부자였지만, 포스코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다”며 “그동안 쌓인 포스코 적폐에 메스를 가하기 위해서는 외부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5일께 승계카운슬을 열어 10일 5명 정도의 숏리스트를 발표하고 20일 안으로 1명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포스코의 적폐는 승계카운슬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이들의 막후에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한 가지 걱정은 이들 사외 이사가 권오준, 정준양 등 인사적폐로 회장이 된 사람들의 측근이라는 것이 투명하고 참신한 회장이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한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8년 06월 05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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