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교육하지 말라는 교육부, 입학하자마자 받아쓰기 시험치는 초등학교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8년 03월 19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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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교육하지 말라는 교육부, 입학하자마자 받아쓰기 시험치는 초등학교 |
ⓒ 인터넷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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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옴부즈맨뉴스] 안금연 기자 = 교육부는 초등학교 입학예정 어린이들에게 한글교육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막상 초등학교에선 입학하자마자 읽기 교육을 시키고, 받아쓰기 시험을 친다고 한다. 학부모는 혼란스럽다. 누구 말을 들어야 하나?
교육부는 지난해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하면서 그 이전부터 '공교육이 책임지는 한글교육'을 강조해 왔다. "학교에서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쓸 수 있게 가르칠 테니 입학 전에 한글 선행학습을 할 필요 없다"는 게 교육부 발표였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신입생은 한글을 아예 모르는 상태로 학교에 입학한다고 가정해 구성됐다. 이에 따라 초등 1학년은 연필 잡기부터 시작해 자음·모음을 순차적으로 배우고 겹받침이 있는 어려운 단어는 2학년에서 배우도록 했다. 초등학교 신입생을 위한 기초한글 수업도 기존 27시간에서 62시간으로 늘렸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이 같은 정책이 학교에서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부모 A씨는 “국어 시간에 낱말 공부 대신 선 긋기, 원 그리기를 하고 말하기나 색칠공부 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는 건 맞다”면서도 “하지만 담임교사가 '오전에 아이가 읽을 책을 매일같이 챙겨서 보내달라'고 하고, 수업에서 교과서를 소리 내서 읽는 것도 벌써 시키더라”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국어 시간을 제외하면 아이들이 한글을 다 읽고 쓸 줄 안다는 전제하에 학교생활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기초한글 교육도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학부모들은 “선 긋기·원 그리기부터 ㄱ·ㄴ·ㄷ 등 자음과 ㅏ·ㅑ·ㅓ·ㅕ 같은 모음을 가르치는 과정이 채 2주도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1학년 교육을 맡은 교사들도 하소연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한글을 전혀 모른다는 가정하에 수업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1학년 담임교사는 “한 학급에서 한글을 아예 모르는 학생은 많아야 2명 정도고 거의 모든 학생이 받침 없는 글자 정도는 읽고 쓸 줄 아는 수준에서 입학한다”면서 “일부 학부모가 받아쓰기 등 ‘제대로 된 공부’를 빨리 시작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 어쩔 수 없이 받아쓰기 시험을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에서 주장하는 내용과 1학년 현실적인 수업 분위기의 현격히 차이나는 체감온도, 이를 극복할 다른 대안은 없는가?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정규 수업에서는 학생 간 수준 편차가 크고, 일정한 학습 진도가 정해져 있다. 한 번 뒤떨어진 학생이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누적되면 학습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한글 학습에서 보충 교육이 필요한 학생에 대해선 무학년제로 언어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중훈 인천 운서초 교사는 “교사 이외에 기초한글 교육 전문 인력을 교육청 단위에서 지원하고, 입학 초기 학생의 기초한글 수준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 각자의 발달 단계에 맞춰 적절한 수준으로 우리말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문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8년 03월 19일 13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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