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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길 두 간호사, 환자 구조하다 질식.. 그의 주검 옆에는 환자가 있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8년 01월 28일 10시 30분
↑↑ 얼굴없는 영정만 국화꽃에 묻혀 있는 밀양 농협장례예식장(사진 = 독자 제공)
ⓒ 옴부즈맨뉴스

[밀양, 옴부즈맨뉴스] 강령비 취재본부장 = 팔순 엄마는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다. 딸 영정사진 앞에 선 엄마는 목 놓아 통곡했다.

아침 7시 집을 나선 딸은 병원 앞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불이 난 것 같다”고 했다. 30년 가까이 간호조무사로 일했던 51살 김씨는 3년 전 간호사 자격증을 땄다.

가정 형편 탓에 못 다한 꿈을 뒤늦게 이루어 매일을 벅찬 마음으로 살았다. 딸은 세종병원 2층 책임간호사였다. 엄마는 그런 딸이 기특했다.

딸은 병원에서 20m 떨어진 노인회관에서 싸늘히 잠들어 있었다. 허리에 화상을 입고 코에 그을음이 가득한 채로 몇몇 환자와 함께 있었다. 출근하자마자 불이 난 것을 확인하고 구조를 위해 병원으로 들어간 것이다.

또 다른 간호조무사 김씨의 유독 젊어 보이는 영정사진이 사뭇 낯설게 느껴진다. 올해로 37년을 살다 밀양 참사로 세상을 등졌다. 집을 나서기 전 김씨와 남편 이(36)씨는 서로 짧은 입맞춤을 나누었다. “잘 다녀오라”는 인사도 함께였다. 하지만 아내는 잘 다녀오지 못했다.

남편은 차마 빈소에 들어가지 못했다. 아내의 영정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아내는 26일 오전 7시쯤 집과 500m가량 떨어진 병원으로 출근했다.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건 시각은 7시30분쯤이었다. 다짜고짜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곧장 아내가 근무하는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아내는 그렇게 남편을 떠났다.

아내 김씨의 고향은 인천이다. 남편만을 믿고 밀양으로 터를 옮긴 거였다. 그래서 더 미안하다고 했다. 형편이 나아지면 아이를 갖기로 했지만 그 약속도 지킬 수 없게 됐다.

이씨는 아내가 분명 환자를 구하다 탈출하지 못했을 거라고 했다. 아내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 두 분의 간호사는 분명 자기 책임을 완수하기 위해 타오르는 병원을 향해 화마 속으로 뛰어들어 사선을 넘나들며 환자를 구하다 희생이 되었다. 숭고한 사명의식과 희생정신이 보는 이의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8년 01월 28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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