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대받는 남자 간호사들, “탈의실조차 없다”
손인석 남자간호사회 회장 "남자 간호사에 대한 편견 심각" 국시 합격자 중 남성 비율 올해 첫 10%대 돌파..처우 개선 시급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12월 17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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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주최, 간호협회(회장 김옥수) 주관으로 지난 9월26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호사 수급 불균형 해소 및 지원방안 토론회‘에서 한 남자 간호사가 애로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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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옴부즈맨뉴스] 고정연 취재본부장 = 이달 초 서울시간호사회에서 개최된 제4회 대한남자간호사회 정기총회에서 '제2대 회장'으로 선출된 손인석 회장은 남자 간호사의 입지를 강화하고, 대외적인 봉사 활동 등을 통해 이미지 개선에 나서겠다고 1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간호사'는 여성적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직종이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남자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에는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소홀한 게 사실이다.
손 회장은 미국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MBA) 과정을 마친 인재로, 40세가 된 지난 2003년 국내 간호대학에 입학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손 회장은 "미국에서 10년 가까이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사람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직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의사를 따기엔 너무 늦었고, 미국에서는 남자 간호사가 흔하므로 한국에서도 자격만 있다면 헌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을 돌볼 수 있을 것 같아 간호대학에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회장이 지난 2006년 간호대학 졸업 후 막상 국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남자 간호사들의 처우를 들여다보니 개선할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손 회장은 "남자 간호사를 위한 편의시설(탈의실·휴게실 등)이 있는 의료기관은 거의 없었고, 국내 의료계의 엄격한 위계질서 때문에 '환자 돌봄'이라는 간호사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일부 환자들은 남자 간호사를 불편해하거나, 병원 내 다른 직종(방사선사·물리치료사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심지어 남자 간호사를 여자 간호사로 교체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환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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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간호사협회 제4대 회장에 취임한 손인석씨(사진 = 영천손한방병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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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 회장은 "회원들과 면담해보니 환자와 보호자의 불편한 시선으로 인해 간호 업무를 수행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의견이 꽤 많았다"며 "또 아직 남자 간호사가 많지 않으므로 병원 내 위계질서 개선 등에 있어 본인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런 남자 간호사에 대한 보이지 않는 편견 때문에 '백의의 천사'라는 꿈을 안고 간호대학에 진학했던 남자 간호사들이 실제 진료현장에서 겪는 괴리감은 아마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며 "간호대학을 무사히 졸업하고, 병원에 취직했던 남자 간호사 중 이런 점을 견디다 못해 얼마 못 가 퇴사하는 경우도 수차례 목격했다"고 분석했다.
손 회장은 남자 간호사 비율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대한간호사협회의 연도별 국시 합격자 현황을 보면 최근 10년간 전체 합격자 중 남자 간호사 비율은 2007년 2%·2008년 4%·2009년 5.3%·2010년 5.4%·2011년 6.7%·2012년 7.5%·2013년 7.8%·2014년 8%·2015년 8.7%·2016년 9.9%로 매년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간호사 국가고시 전체 합격자 중 남자 간호사 비율은 10.96%로 사상 최초로 10%대를 넘겼으며, 전체 남자 간호사 1만2천676명 중 절반이 넘는 7천493명(59.1%)이 최근 5년 새 배출됐다.
이에 따라 지금부터라도 남자 간호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손 회장의 주장이다.
손 회장은 "내년 초부터 일선 의료기관들을 방문해 병원장·수간호사뿐 아니라 갓 입사한 간호사들을 만나 실질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12월 17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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