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기증 경비실 에어컨, 관리소·일부 주민 `코드 뽑아`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8월 09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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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도계가 31도를 가리키고 있는 찜통 경비실(이 사진은 본 기사와는 무관함) (사진출처 = 인터넷 캪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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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옴부즈맨뉴스] 김정옥 사회부 기자 =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이 무더위에 고생하는 경비원을 위해 자비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경비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관리사무소와 다른 입주민들이 에어컨 가동을 막아 무용지물이 됐다.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아파트 경비실은 찜통으로 변했고 이를 지켜 본 한 주민이 설치해 준 것이다.
해가 뜬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실내온도는 30도를 훌쩍 넘었고, 선풍기가 켜져 있지만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아파트 경비원은 “물을 많이 마셔야지요. 그리고 될 수 있는 대로 밖에 나가 바람 통하는 곳에 있어야죠. 안은 더워서 어떨 때는 숨이 턱턱 막힐 때도 있으니까요.”라고 어려움을 토했다.
경비원의 이런 어려움을 알게 된 한 아파트 주민이 얼마 전, 집 앞 경비실에 에어컨을 기증하면서 상황이 나아지는가 싶었지만, 엉뚱한 곳에서 문제가 불거졌다.
한 입주민이 무더위에 지친 경비원을 위해 자비를 들여 에어컨을 설치했지만, 전기코드가 뽑힌 채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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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들의 에어콘 설치 반대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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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컨 사용을 막은 건 다름 아닌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다른 입주민들이었다.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고, 에어컨이 없는 다른 경비실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아파트 관계자는 “전체 경비실에 에어컨을 다 놔주든지, 아니면 전체 이용을 안 하도록 하든지. 그게 형평성에 맞으니깐”이라고 못 사용하게 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주민들은 모든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안건을 냈지만, 입주자 대표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설치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덧붙었다.
경비실에 에어컨 기증한 주민은 “전기요금 그거 얼마 안 나오는데…. 한 동에 100가구가 넘게 사는데 추가 관리비가 천 원도 안 되는데, 여름에 잠깐 트는 건데…. 그걸 가지고 쓰지 말라는 건...”이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찜통더위에 시달리는 경비원을 위해 에어컨을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이곳 경비원들에게는 또 다른 갑질이 놓여 있어 아직은 꿈같은 이야기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8월 09일 0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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