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김연경 발언, 이재영이 아니라 협회 무능함 강타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8월 09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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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 선수 |
ⓒ 옴부즈맨뉴스 |
| [서울, 옴부즈맨뉴스] 김지훈 스포츠부 기자 = 김연경의 쓴소리에 배구협회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바람 잘날 없는 한국 배구가 또다시 국민의 비난에 휩싸였다.
‘배구여제’ 김연경(29·중국 상하이)의 한 마디에 대한민국배구협회 홈페이지는 다운됐다.
김연경이 직접 실명 거론한 이재영(21·흥국생명)은 비난의 도마 위에 올랐다.
김연경은 지난 7일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필리핀 라구나로 떠나기 전 출국 인터뷰에서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이재영에 대한 발언이었다. 김연경은 “이재영이 소속팀에서 경기를 다 뛰고 훈련까지 소화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번에 빠졌다”며 “중요한 대회만 뛰겠다는 얘기가 아닌가. 하지만 제제는 없다. 이렇게 하면 고생하는 선수만 고생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연히 이재영에게 불통이 튀었다. 이재영의 SNS 등에 온갖 비난과 욕설이 쏟아졌다. 갑작스런 비난에 마음고생을 겪고 있는 이재영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눈물까지 쏟았다.
이재영은 “훈련을 잘 받고 있다는 말은 정상적인 배구 훈련이 아니라 근육 강화가 잘 되고 있다는 의미였는데 오해를 산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재영의 소속팀 흥국생명도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이재영이 아직 부상 재활 중이고 배구공을 가지고 훈련한 지 일주일 밖에 안됐다”고 해명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재영이가 일부러 빠진 게 아니다. 7월 셋째 주가 휴가였는데, 휴가와 주말을 모두 반납하고 정형외과에 가서 재활 훈련을 받았다”며 “몸을 잘 만들어 대표팀에 다시 보낼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비난 여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자신의 발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자 김연경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
김연경은 자신의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내 의견은 대표 선수의 관리뿐만이 아닌 인재 발굴 및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의 필요성이었다”며 “이를 설명하는 와중에 이재영 선수 실명이 거론됐지만 이는 이재영 선수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모든 선수에게 해당 되는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처음 보도와는 다르게 이후 보도된 내용들은 취지와는 크게 벗어나 다른 의미로 해석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특히 나와 이재영 선수의 관계에 대한 추측성 기사 및 악성댓글이 달리고 있다.
실명이 거론돼 상처를 받았을 이재영 선수에게 미안함을 전달하며, 더 이상의 추측성 기사 및 악성댓글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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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팀 불참 논란으로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는 이재영. |
ⓒ 옴부즈맨뉴스 |
| ▲ 이재영의 대표팀 합류 문제는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표팀 시스템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 제공은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제공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현재 그랑프리 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랜드 챔피언스컵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그야말로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문제는 대표팀이 혹사당하는 선수만 계속 혹사당한다는 점이다. 지난 그랑프리 대회 당시 한국은 14명의 엔트리를 채우지 못하고 12명으로 대회를 치렀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도 엔트리 14명 보다 1명적은 13명만으로 선수단을 구성했다.
한국의 라이벌인 일본이나 중국 등은 아예 대표팀을 1진과 2진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대표팀 엔트리도 최대한 늘려 부상 선수나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나올 경우 로테이션을 돌리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정해진 엔트리조차 채우지 못한 채 선수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 1, 2진 분리 운영이나 로테이션은 ‘언감생심’이다.
새삼스런 일도 아니지만 협회의 무능함이 이번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게 국가대표팀이냐’라는 비난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 김연경이 출국 인터뷰에서 강조한 것도 이재영의 대표팀 불참이 아니라 협회의 무능함이었다.
김연경은 “협회에 큰 도움을 바라는 게 아니다. 우리도 돈을 많이 받아서 대표팀에 뛰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며 “국가를 위해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는데, 엔트리와 같은 기본적인 지원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솔직히 말해서 고생만 한다는 생각만 든다”고 했다.
이어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다른 국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면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며 “태국은 지금 체계적으로 대표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다른 팀들은 발전하는데 우리는 유지만 하는 상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협회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각 구단이 선수들의 부상·재활 등을 이유로 차출에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에 대표팀 엔트리를 채우기 어려웠다는 것이 협회의 해명이다. 대표팀을 소집할 때마다 매번 각 구단에다 선수를 보내달라고 사정하는 게 현실이다.
결국 그런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안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이번 김연경의 인터뷰를 통해 제대로 폭발한 셈이 된 것이다.
배구계에선 더 이상 대표팀 운영을 이 상태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대표팀 운영 방식과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금의 무능한 협회에 맡겨선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 배구계 인사는 “야구의 경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표팀을 KBO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며 “배구 역시 프로리그를 이끄는 KOVO가 대표팀을 직접 관리하는 문제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8월 09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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