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은 최태웅 감독 ˝성민이에게 너무 미안˝
V-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3-2 약전승 후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3월 28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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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를 독려하고 있는 최태웅 감독 |
ⓒ 옴부즈맨뉴스 |
| [인천, 옴부즈맨뉴스] 임병진 취재본부장 = 경기 후 기자회견실에 들어선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말 몇 마디를 내뱉은 뒤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구단 관계자가 황급히 수건과 물을 가져온 뒤에도 그의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2(17-25 23-25 25-22 25-19 15-12) 역전승을 거뒀다.
승장의 때 아닌 눈물은 주장 문성민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이틀 전 1차전에서 문성민이 9점, 공격성공률 38.09%에 그치자 "우리가 그동안 중요한 고비에서 무너진 것은 성민이가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문성민을 질타했다. 문성민의 승부근성을 깨우려는 일종의 충격요법이었다.하지만 경기는 문성민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최 감독은 "성민이에게 많이 미안했다. 성민이를 만나지 10년이 됐는데 선수시절부터 여린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끊고자 자극을 줬는데 1, 2세트에서 안 풀려서 너무 후회했다. 내가 너무 모질게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어렵게 말을 이어가던 최 감독은 2세트를 앞두고 문성민과 나눈 대화를 소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성민이에게 '너는 문시호의 아빠다'라고 말했는데 나도 울컥했다. 고생은 성민이가 제일 많이 했는데…"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0년 지기인 두 사람은 무척 각별한 사이다. 지난해 OK저축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이 끝난 뒤에는 단둘이 2박3일간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최 감독은 "성민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저도 힘들어요'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면서 "1차전이 끝난 뒤 내가 이야기를 잘못한 것 같다. 2세트까지 못하기에 징크스가 될까봐 걱정했다. 오늘 잘해줘서 미안하고 정말 자랑스럽다"고 고마워했다.
먼저 두 세트를 내준 현대캐피탈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던 데에는 문성민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문성민은 대한항공의 집중 견제 속에서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6점, 공격성공률 55.17%로 진가를 발휘했다. 전체 득점 중 25점은 3~5세트에 집중됐다.
최 감독에 이어 인터뷰에 나선 문성민은 수장의 눈물 소식을 접한 뒤 "내가 더 죄송하다. 감독님께서 1차전이 끝나고 함께 산책을 하면서 스스로 이겨낼 수 있게 도움을 주셨다. 오늘 경기를 하면서도 선수들이 도와줬기에 좋은 경기를 풀어나간 것 같다"고 오히려 미안해했다.
이어 그는 "1차전에서 내가 많이 못 보여줘 선수들에게 굉장히 미안했다. 오늘 경기 들어갈 때도 스스로 무너지지 말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 무너지는 것이 보여서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덧붙였다.
문성민은 이날 경기를 통해 큰 무대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어느 정도 날리는데 성공했다. 문성민은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이겨내려고 한다. 앞으로도 이런 좋지 않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 텐데 그때는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도록 경험을 키워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감독의 눈물과 선수의 각오는 승리를 챙기기에 충분했고, 그 모습은 아름다웠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3월 28일 11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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