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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일 서울 서초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학생 지지모임인 '허니 문(MOON)' 출범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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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옴부즈맨뉴스] 장민구 총괄취재본부장 = 2일 광주 5ㆍ18 기념회관 앞에서 만난 김모(54)씨는 “문 대표가 벌써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행동하는데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서 대세론에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누가 대세가 될지 쪼까(조금 더) 두고 봅시다”며 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하차와 함께 대선 구도는 야당으로 급격히 기울어 호남 민심이 조기대선의 핵심적 방향타가 되고 있다. 됐다.
호남의 전략적 선택은 과거에도 종종 수도권 표심에 절대적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호남의 바닥 민심은 문재인만은 아닌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 민심을 압도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 현지에서는 다른 온도차를 여실히 느낄 수 있다.
호남 민심의 저변에는 아직 ‘반문(재인)’의 앙금이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50대 이상 토박이들은 특히 문 전 대표의 지난해 4ㆍ13 총선 당시 발언을 떠올렸다.
광주 금남로에서 만난 노점상 고광남(52)씨는 ‘호남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던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떠올리며 “은퇴한다던 문 전 대표가 나중에 ‘진심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꾸는데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혔다”며 “광주를 너무 우습게 봤다”고 했다.
전북 익산역에서 만난 직장인 서모(52)씨는 “새누리당은 지역에 공장이라도 챙겨 줬지, 전라도는 (민주당) 뒷바라지만 죽어라 했고 얻은 게 없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찍었다고 털어놨다.
반 전 총장의 중도사퇴에 따라 정권교체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도 호남 표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광주에서는 “기왕 바꿀 것 제대로 바꾸자”면서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을 거론하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광주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만난 60대의 택시기사는 “안 지사나 이 시장은 자기 소신껏 얘기하는 야무진 맛이 좋제”라고 했다.
양동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이성환(68)씨는 “안 전 대표가 경상도 사람이래도 국민의당은 호남 당이고 안 전 대표도 우리(호남) 대표주자”라고 국민의당을 편들었다.
하지만 안 전 대표나 안 지사의 최근 호남 지지율은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 신기현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반문정서가 완전히 해소됐다기보다 다수의 의사를 따르는 밴드웨건 효과에 따라 단기적으로 문 전 대표에 관심이 쏠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호남에서 문재인에 대한 존재감은 있지만 문재인 캠프가 대세론을 선언할 정도로 전혀 확고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주 전북대 앞에서 만난 학생 박강국(25)씨는 “어차피 야권이 이길 것 같은데 (후보를)일찍 결정할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광주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학생들을 호텔로 불러 "허니문"을 결성하는 것을 보니 "문재인도 아니네요"라고 손을 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