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의 주인도 국민이다” 이재용 영장기각에 분노한 법률가들
설 명절도 농성 이어가기로, “사죄하는 마음으로 처절하게 싸우겠다” 천막 노숙농성 6일차, 촛불집회 3일차..법조인 송영길 의원도 동참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1월 26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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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률가 노숙농성단 등은 26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 법원 인근 동곡빌딩 앞에서 이재용 구속영장 기간 규탄 및 영장재청구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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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 옴부즈맨뉴스] 서영철 취재본부장 = 법원의 결정에 분노한 법률가들은 '특검의 이재용 영장 재청구'와 '법원의 영장 즉각 발부'를 촉구하며 강남 서초동 법원 앞 천막노숙농성 6일차를 맞이했다.
법률가 노숙농성단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5일 저녁 7시 서초동 법원 인근 정곡빌딩 앞에서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규탄 및 영장재청구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민변 변호사와 대학 교수, 로스쿨 학생, 일반시민 약 200명이 촛불을 들고 '박근혜 퇴진'과 '재벌도 공범'을 외쳤다.
노동자의 2400원과 재벌의 430억 원 앞에 법원의 불평등한 결정은 국민들의 분노에 불을 붙이는 부싯돌이 됐다.
"버스기사가 회사에 2400원을 보내지 않은 것은 실수라고 말했는데 법원은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고, 자신의 입으로 430억을 정부에 바쳤다고 말한 이재용은 구속하지 않았어요. 일반 국민들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거예요."
이날 농성장을 찾은 송기춘 전북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박근혜 정권이나 재벌이 저지른 범죄가 가능했던 것은 법원에서 무죄판결을 하고 손을 들어준 덕분"이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법원도 공범"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제가 있는 전주에서 어제 호남고속 노동자들이 노동청 앞에서 시위를 했다"면서 "어느 기사가 2400원을 누락시켜서 해고의 사유가 됐고 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는 판결을 전주에 있는 고등법원에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우리는 법원을 향해서 시민이 사법권을 부여한 주인이라는 것을 얘기해야 한다"면서 "법원이 어떤 재벌의 눈치도 보지 않고 이권도 사사로이 누리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헌법을 준수하는 법원이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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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조인들의 천막 노숙 농성을 찾아 격려하고 있는 송영길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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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앞 촛불집회에 영하 10도의 혹한의 날씨에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곳을 찾아 격려를 하였다. 송 의원의 부인 남영신 여사는 매일 이 집회에 참여하면서 버스기사 해고 이야기를 꺼내며 “정말 누굴 믿고 살아야 되나 절망스럽고 화가 난다”면서 "법률가들이 국민을 위해 처음으로 천막농성을 시작했기 때문에 시민들이 힘을 보태줘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의 변호사'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이나 판사는 게임의 심판같은 존재인데 심판 자체를 믿을 수가 없는 상황에서는 게임을 할 수 없고 게임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마음이 안 든다"며 "사법시스템이 망가지고 신뢰가 떨어지다 보니 사회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떨어져가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사법제도의 신뢰가 떨어진 예로 출세만을 위해 살아온 박근혜 정권의 '법 기술자'들을 꼽았다. 그는 "법조인인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인권과 헌법을 무시하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집행하는 것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엘리트 출신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하는 짓을 보면 국민들이 법조계에 신뢰를 가질 수 없다"고 꼬집었다.
농성장을 지키는 권영국 변호사는 이날 새벽에 깨어나 천막 안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생각을 적은 글을 낭독하기도 했다. 권 변호사는 "밤은 어둡다. 우리는 어둠과 싸우고 있다. 그 중심에 재벌이 있다. 그 핵심에 삼성이 있다"면서 "이재용 구속영장 문제는 한 개인을 둘러싼 논쟁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과 자본의 유착 실체를 드러내고 우리 사회의 진로를 결정하게 되는 본질적인 문제와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법률가들은 20일부터 법원 앞 천막에서 약 6명이 교대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법원 앞 삼거리'라고 흔히 불리는 서초동 법원 인근 인도에 농성장인 텐트 1동이 자리하고 있다. 법률가들은 주말부터 시작된 한파를 홑겹의 천막과 전기장판, 핫팩으로 버텨냈다.
조승현 방송통신대 교수는 "법원의 잘못은 모든 법률가들의 잘못이라는 죄인의 심정으로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하는 마음으로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면서 "사법부가 바로 설 때까지 처절하게 싸우기로 했다"고 다짐했다.
법률가 노숙농성단은 애초 설 연휴 전인 25일까지의 노숙농성을 계획했지만 설날에도 촛불국민의 뜻을 모아 농성을 이어가기로 결의했다. 또한 설날이 지난 31일부터 2월 4일까지 매일 저녁 7시에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7년 01월 26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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