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비밀
따뜻한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31일 10시 15분

아마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됐을 때 일거에요. 부모님과 오빠 네 식구가 모처럼 놀이공원에 갔었습니다.
한 여름, 정말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제 옆에 아이스크림을 든 유치원생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덥다는 이유로 유치원생의 아이스크림을 빼앗아 먹어버렸습니다.
정말 뜬금 없는 못된 행동.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 광경을 오빠가 보고 있었나 봅니다. 오빤 제가 뺏어 먹던 아이스크림을 다시 빼앗아 아이에게 돌려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유치원생이 울음을 터트렸고, 유치원생의 부모님, 우리 부모님 모두 울음 소리에 놀라 아이와 오빠를 보게 된 것입니다.
그 광경은 누가 봐도 오빠가 유치원생의 아이스크림을 뺏어 먹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 날 저녁, 오빠는 아빠에게 심하게 꾸지람을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오빤 끝까지 사실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오빠는 그 때 초등학생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각자의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지금까지 우린 단 한 번도 그때의 이야기를 한 적이 없습니다.
정말 어릴 적 일이고, 지금 와서 그 이유를 묻는다 해도 멋쩍어 하며 웃어넘길 사람이 오빠지만, 이제는 말하고 싶습니다.
오빠! 어째서 그 어린 나이에 기사도 정신을 발휘한 거야? 말은 안 했지만, 정말 고마웠어. 사실 지금까지 마음에 늘 걸렸단 말이야!
그리고 오빠! 혹시 오빠 아들에게 매를 들일이 생기면 이유는 꼭 들어보고 매를 들어. 오빠 아들이잖아. 혹시 알아? ========================================== 형제, 자매.. 각자의 삶을 사느라 안부조차 묻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오히려 가깝다는 이유로 더 살뜰히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사랑을 받고 자라며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추억을 공유하고, 누구보다 서로의 장단점을 잘 아는 관계. 이만큼 소중한 인연도 없을 거에요.
# 오늘의 명언 부의모자 형우제공(父義母慈 兄友弟恭) 아버지는 의롭고 어머니는 자비롭고 형은 우애하고 동생은 공손하다. - 사자소학 - |
따뜻한 기자 /  입력 : 2015년 03월 31일 10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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