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상태로 정차한 후 실신…승객 40명 목숨 살린 버스기사
살신성인 한원기씨, 5일 넘게 의식불명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6년 11월 19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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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출혈 상태에서 승객 40명 목숨 살린 버스기사 한원기 씨 |
ⓒ 옴부즈맨뉴스 |
| [전주, 옴부즈맨뉴스] 허대중 취재본부장 = 승객 40여 명을 싣고 달리던 시외버스 운전기사가 운전 도중 급성 뇌출혈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끝까지 버스를 안전하게 정차시켜 대형 사고를 막았다.
버스를 세운 뒤 쓰러진 버스기사는 승객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긴급 이송됐지만 현재 반혼수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북고속 소속 기사 한원기 씨(55)는 지난 11일 오후 9시 25분 전주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해 정읍으로 향했다.
버스가 출발한 뒤 40여 분이 지난 오후 10시4분. 한 씨는 정읍시 정우면의 한 주유소 앞 도로 갓길에 버스를 세웠다.
갑자기 버스가 갓길에 정차하자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승객이 운전석을 살폈고 쓰러진 한 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정읍 태인119지역대 소속 구급대원은 한 씨를 정읍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고, 급성 뇌출혈 진단을 받은 한 씨는 다시 전주의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반혼수 상태에 빠진 상황이었다.
한 씨는 신체 반응은 보이는 상태지만 의식은 회복하지 못한 채 5일 넘게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태인119지역대 소속 박경일 소방장은 “현장에 도착해보니 환자의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다”며 “이런 상태에서도 버스를 무사히 정차시켜 한 명의 승객도 다치지 않고 무사했다”고 말했다.
이날 시외버스에는 40여명의 승객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버스 정차 지점이 정읍시 태인면 태인교차로 앞 내리막 고갯길을 내려온 뒤 불과 2㎞정도 지난 지점이어서 한 씨가 내리막길에서 정신을 잃었을 경우 대형 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한 씨가 몸에 이상 증상을 느끼면서도 정신을 잃지 않으려 끝까지 집중하며 운전한 뒤 주유소 앞 갓길에 버스를 세우는 등 훌륭히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고속 측에 따르면 한 씨는 개인 화물트럭 운전을 하다 올 1월 입사해 버스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동료들은 한 씨가 평소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으며 갑자기 닥친 불행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전북고속 관계자는 “한 씨가 평소 건강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며 “병마를 이겨내고 건강하게 회복돼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두 자녀(1남 1녀)와 함께 남편의 쾌유를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는 부인 이모 씨(53)는 “병원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다”면서 “평소 봉사도 열심히 하고 먼 곳에 있는 친구를 대신해 친구 어머니도 극진히 모시는 착한 남편이었는데…”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6년 11월 19일 0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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