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 있는 270억짜리 광주국제양궁장, 1회용 혈세만 낭비...
국가대표선발전 유치 포기 아예 “축구장 등으로 쓰자” 민원도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6년 08월 25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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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용을 하지 못해 애물단지로 전락한 광주국제양궁장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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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옴부즈맨뉴스] 선종석 총괄취재본부장 = 양궁의 고을 광주에 세워진 '광주국제양궁장'이 지난해 7월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이후 1년여간 광주양궁협회·광주시체육회 등 체육계와 광주시가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서 경기장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하루 평균 선수 7명, 무료 체험객 1명, 산책하는 주민 51명이 혈세 270억원을 들여 지난해 5월 광주시 남구 주월동에 건립한 광주국제양궁장의 1년 이용객 현황이다.
기보배, 최미선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양궁의 고장 광주’라는 상징성과 리우올림픽 양궁경기장의 뜨거운 함성은 모두 광주국제양궁장과는 먼 얘기다.
광주국제양궁장은 지난 7월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폐막 이후 이따금 중소규모 양궁대회장으로 쓰이고 야간에는 주민 산책코스로 이용될 뿐이다.
U대회가 끝난 뒤 광주양궁협회, 광주시체육회나 광주시가 중심을 잡고 경기장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24일 광주시체육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양궁대회가 열리거나 선수들의 전지훈련장으로 쓰인 날은 각각 21일과 41일이다. 사용인원으로는 1년간 선수 2543명, 전지훈련 117명 등 2660명으로 하루 평균 7명 안팎이다.
국제양궁장 관리를 맡은 시 체육회 측은 선수들이 외면하는 국제양궁장을 활성화해보려고 양궁 무료 체험객을 받고 있지만 홍보와 강사 배치 모두 소극적이어서 이마저도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4월부터 매일 시민을 상대로 무료체험을 하고 동호인에게 장소를 개방한다고 하지만 이용객은 지난 5개월간 338명뿐이다.
초·중·고 학생선수를 포함해 지역 양궁선수들이 국제양궁장을 찾는 발길도 줄고 있다. 지난 1년간 훈련장소로 광주국제양궁장을 찾은 선수들은 하루 평균 10여명 수준이었지만 이마저도 지난 6월부터는 1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 체육회 측은 “학생 선수들 일과 후 야간 훈련을 해야 하는데 시민들에게 경기장이 개방되다 보니 사고 우려도 있고, 큰 돈 들여 지은 양궁장을 몇 명이서 독점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있는데다 관리인원도 적어 선수들이 서향순양궁장(염주체육관)으로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연면적 2991㎡(900평) 규모에 1, 2층 사무실 20여 곳이 갖춰진 관리동 건물도 경기장 관리를 위해 광주시체육회가 쓰고 있는 한 칸 외에는 1년째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체육계의 무대책과 광주시 무관심 속에 국제규격을 갖춘 번듯한 양궁장이 텅텅 비는 날의 연속이다 보니 주민들 사이에선 ‘놀릴 바에는 축구장으로 쓰자’, ‘노년층을 위한 게이트볼장은 어떤가’라는 의견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도저도 아닐 바에는 주민들이라도 쓰자는 주장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경기장 활용을 주도해야 할 광주양궁협회와 시 체육회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체육계 스스로도 “인력과 예산 지원 없이는 국제양궁장 활성화 및 흥행 대책에 대해 내놓을 게 없다”는 식이다.
광주양궁협회가 올 11월 광주국제양궁장에서 치르기로 한 ‘2017년 국가대표 2차 재야선발전’도 예산과 인력 부족의 이유로 최근 대한양궁협회 측에 대회 유치 포기 의사를 전달할 정도로 무기력한 상황이다.
나아가 중국 양궁선수, 동호인들의 잇따른 전지훈련 문의에도 광주양궁협회 등 체육계가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흘러나온다. 대회를 유치하고 중국 선수·동호인을 끌어오려면 누군가 적극적으로 나서 홍보활동을 펴고 친선대회 개최 등 움직여야 하는데 인력도 예산도 마땅찮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광주양궁협회 일각에서는 “차라리 ‘윗 분’들께 깨지더라도 한 번 여론의 질타를 받고 대책이 마련돼 양궁의 고장 광주에 걸맞게 광주국제양궁장이 제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광주시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상황을 주도해야 할 광주양궁협회 등 체육계의 무대책을 알고서도 ‘국제양궁장 관리는 시 체육회에 맡겼다’며 뒷 짐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예천군의 진호국제양궁장이 지역이 배출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내세우고 전담 공무원 5명을 배치해 적극적으로 대회를 유치하고 하루 평균 600명의 무료체험객을 맞아들여 들썩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막대한 국민 혈세만 쏟아 부어 건립한 ‘국제양궁장’이 안일한 광주시 체육회와 광주시에 의해 애물단지로 남아 경기장에 풀만 무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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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16년 08월 25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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