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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 센터에 모인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동원된 지지자들(위)과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의 응원 모습이 대조적이다.(사진 = OM뉴스) |
ⓒ 옴부즈맨뉴스 |
| [부산, 옴부즈맨뉴스] 노익 취재본부장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 최종 4인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구호 소리와 응원전이 뜨거워지는 가운데, 윤핵관 있는 부산과 김기현의 울산의 원정 지지자들이 성황을 이루어 대선을 방불케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김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마자 행사장을 가득 채웠던 당원의 3분의 2 이상은 그 즉시 행사장을 빠져나가 축제는커녕 김빠진 연설회장이 되고 말았다.
이날 오후 3시 부산에 위치한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힘내라! 대한민국-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가 진행됐다. 아직 후보들도 행사장에 오기 전이었지만, 이미 현장은 1시간 10분 전부터 후보들을 향한 응원전이 펼쳐졌다.
센터 입구에서는 안 후보 지지 당원들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난타 공연을 선보이고 있었다. 김 후보 지지 당원들도 이에 질세라, 강강술래처럼 원을 둥글게 만들고 ‘김기현’을 연호하면서 북과 꽹과리를 쳤다.
이날 응원전은 윤핵관들의 선거구가 있어서인지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이 홍수를 이루었다. 이들은 연설회장 밖 복도에 약 50m를 길게 늘어져, 복도 양쪽에서 ‘미래 희망 김기현 당 대표’ 피켓을 들고 김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이들은 “간다, 간다, 간다. 김기현! 김기현!”이라면서 현수막과 손팻말을 박자에 맞춰서 흔들며 대선을 방불케 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응원을 할 만한 공간을 모두 김 후보 지지자들이 선점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 지지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복도 끝에 서 있는 게 전부였고, 가끔 “당 대표! 황교안!”, “천하람! 최고!”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때마다 “당 대표! 김기현”이라는 외침에 묻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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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연설을 마친 뒤 김 후보 지지 당원들이 모두 행사장을 빠져나간 뒤 자리의 70% 이상이 비어 있다. 안철수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텅빈 자리를 보면서 성실하게 비전을 발표했다.(사진 = OM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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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부·울·경 합동연설회은 김기현 후보 출정식을 하는 자리였다. 김 후보가 연단에 올라설 때부터 각종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일어난 당원들은 그의 이름을 계속 외쳤고, 연설 내내 박수와 함성이 이어졌다.
특히 김 후보가 “당 대표 후보, 최고위원 후보 총 합쳐서 12명인데, 이 중 부·울·경 출신은 단 한 사람 있다. 이 김기현이, 부·울·경 지역과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도록 함께해달라”고 연설을 마치자, 당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 후보의 선거구가 있는 울산에서 근 100여대의 버스 원정이 있었다는 후문이 들렸다.
이후로도 황교안·안철수 후보의 연설이 있었지만, 이들은 “빨리 좀 나갑시다”라며 “김기현 것만 들었으면 됐다. 더 들을 게 있나”라고 말하면서 연설회장을 빠져나갔다. 황 후보와 안 후보는 약 70%는 사라진 빈 의자를 보면서 연설을 이어갔고, 이들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은 앞자리부터 비워진 자리를 채웠지만 참 쓸쓸한 합동연설회장이었다.
한편, 이날 두 번째 합동연설회에서도 유흥수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전날 제주 합동연설회 때와 마찬가지로 당원들을 향해 당부의 말부터 했다. 그는 “오늘 당 대표 후보자를 비롯한 여러 후보자의 정견, 말씀, 비전, 정책을 잘 경청해 누가 과연 우리 당 대표로 적합한가, 누가 우리 당 대표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할 수 있겠는가, 누가 최고위원이 되는 게 좋은가를 판단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여기 계신 모든 분이 후보자의 연설을 잘 경청해야 한다.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자의 연설이 끝났다고 해서 퇴장을 해버린다던가,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야유를 보낸다던가, 연설을 방해하는 소란을 피우는 일들은 절대 삼가고 없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해운대 거주한다는 한 당원은 “김기현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이게 윤심인가? 윤핵관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영도에서 왔다는 한 당원은 “저렇게 사람동원해서 세 과시해도 양식있는 당원들은 찍을 사람을 찍을 것이라며 당원들끼리 과열된 모습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비판했다.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여권 당대표를 뽑기 위한 연설회장이 윤심·윤핵관 대 비윤으로 나누어져 볼썽사나운 모습만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