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흉물이 되가는 옐로카펫, 문제점과 대안은?

[서울, 옴부즈맨뉴스] 강태훈 기자 = 어린이들과 노인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도입한 대안시설‘옐로카펫’(Yellow Carpet)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관리 소홀과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어린이 안전시설에서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옐로카펫’은 국제아동인권센터(InCRC)가 고안한 등·하굣길 어린이 보행안전을 위해 설치된 안전시설이다. 이 시설은 주로 어린이 보호구역(School Zone·초등학교 반경 300~500m) 내 횡단보도가 있는 통학로에 설치한다.

이 시설의 특징은 횡단보도 앞 어린이들이 대기하는 곳을 노란색처럼 밝은 색으로 만들어 어린이들이 안전한 곳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게 하고, 운전자가 아이들을 잘 볼 수 있게 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 2015년부터 시범운영 형태로 도입한 옐로카펫은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시내 200여곳 설치돼 있다. 그 외 지자체에도 다수 설치돼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초등학생 623명·성인 123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옐로카펫 설치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운전 중에 옐로카펫을 인지하면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질문에 성인 응답자 76.4%가 ‘평소보다 감속해 주행했다’고 답했으며 14.6%는 ‘차를 멈추고 좌우를 확인한 뒤 주행했다’고 응답했다. 옐로카펫 설치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 달리 설치 후 관리 소홀로 오히려 거리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지어 ‘양심불량’ 시민들 탓에 쓰레기 집하 장소처럼 변한 곳도 많았다.

↑↑ 바닥에 붙여진 옐로카펫의 특수재질로 만든 스티커가 떨어진 채 방치되고 있다

ⓒ 옴부즈맨뉴스

서울 중구의 한 초등학교 횡단보도 앞 옐로카펫의 바닥면은 군데군데 칠이 벗겨져 있었고, 몰래 갖다버린 쓰레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시설이 흉물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서울시내 이와 같은 상태의 옐로카펫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옐로카펫의 상태는 더 심각하다. 과거에는 바닥에 페인트를 칠했으나, 현재 설치된 옐로카펫은 대부분 수입자재로 된 스티커를 바닥에 붙이는 식이다. 때문에 스티커가 깨지거나 떨어지게 될 경우 외관상 불쾌감을 줄 수 있다.

옐로카펫은 초록우산재단에서 재벌인 이마트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설치하고 있으나 날림공사와 사후관리 부실로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