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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김우일 칼럼] 4대 재벌 창업자들의 골프철학을 음미한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6년 10월 27일 18시 57분
↑↑ 본지 논설위원 겸 대우M&A 대표 김우일 박사
ⓒ 옴부즈맨뉴스

골프만큼 긍정적, 부정적 양면성을 가진 스포츠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VIP의 골프를 가지고 설왕설래가 많다.

골프는 여유롭게 파트너와 대화를 나누며 18홀을 격렬한 힘보다는 주변의 풍광과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적절한 자기관리를 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에게 환영을 받지만, 또한 비용 면에서 서민들이 부담하기에는 너무 비싸고 왕복 하루를 다 까먹는다는 시간 낭비로 부정적 견해도 많다.

재벌 총수들이 부유함과 권위의 상징인 골프를 애호함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필자가 모신 고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은 너무 특이한 골프 철학을 사유하고 있기에 당시 우리나라의 경제 대들보이며 경제발전의 주역을 담당했던 삼성, 대우, 현대, LG그룹의 창업자들인 고 이병철, 고 김우중, 고 정주영, 고 구자경 네 회장의 골프철학을 음미해 보고자 한다.

김우중 회장은 잠도 승용차나 비행기에서 잘 정도로 일벌레로 유명한데, 골프는 스포츠나 여가가 아니라 하루 24시간 중 무려 10시간 이상을 허공에 날려 보내는 치명적인 시간 낭비로 간주했다. 요새 말로 엄청난 시간 빨대에 불과했다.

그 시간에 해외시장을 하나 더 뚫고, 사업의 실마리를 한 개라도 더 찾겠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슬로건을 건 그에게 그린 위를 한가롭게 걷는 것은 체질상 맞지 않았다.

총수가 이러하니 대우그룹 임원들은 감히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필자는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던 어느 날 임원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선언을 했다.

“나는 안 치더라도 여러분은 치시오.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업의 연장선이라면 무조건 치시오.”

김우중 회장에게 골프는 즐기는 유흥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도구일 뿐이다. 그는 축구광이다. 시간 빨대가 아닌 속전속결의 활기찬 축구를 좋아했다. 시간의 효율성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았기에 골프는 그에게 맞지 않았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대표적인 골프 마니아였다. 그는 골프를 인간의 수양 과정으로 보아 모든 권력, 재력이 막강해도 공 하나 내 마음대로 컨트롤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를 던졌다. ‘자식과 골프는 내 마음대로 안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래서 그는 함께 라운딩하는 사람의 매너와 자세를 보고 룰을 엄격히 지키는지, 위기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를 관찰해 경영 인사에 반영할 정도였다. 기본기와 정교한 분석을 중시해 그룹의 경영을 이끌어 나갔다.

현대의 정주영 회장은 과감한 도전정신, 현장주의, 승부사 기질에 따라 호쾌한 스윙을 자랑하는 장타자였다. 특유의 ‘해봤어?’ 정신으로 그린을 공략해 페어웨이를 벗어나 험한 벙커에 빠져도 좌절하지 않고 배짱으로 과감하게 탈출하는 스타일이었다. 역시 그룹 경영에도 과감한 추진력과 일맥상통했다.

LG의 구자경 회장은 인화의 원칙에 따라 무리하지 않는 정석대로 한 방에 온그린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적인 레이업을 선택하는 신중함으로 기복 없는 플레이를 보였다. 그래서 싱글 플레이어로 유명했다. 그룹 경영에도 화려함보다는 원칙과 화합을 중시해 그룹의 자율, 화합, 안정의 모토가 되었다.

에피소드로 말하자면 고 김우중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여사는 골프 마니아로 싱글 플레이어였던 까닭에 회장은 필자에게 1994년 포천 아도니스 골프장을 인수하라는 특명을 내렸고, 당시 황무지와 같았던 포천 골프장을 인수했던 기억이 새롭다.

이 골프장 산하로 양산의 아도니스 골프장, 거제의 더 비치 골프장 등 골프그룹을 이루고 현재 둘째인 김선협이 경영을 맡고 있음은 그렇게 골프를 백안시했던 고 김우중 회장의 남몰래 숨겨져 있었던 골프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골프를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결국 골프라는 스포츠를 다음과 같이 풍자해 보면 익살스럽다.

“골치 아프다”에서 ‘골’과 ‘프’를 혼성해 만든 것이 골프다.

플레이가 마음대로 안 되어 골치 아프고, 돈(내기 골프)도 많이 들어 골치 아프고, 시간 빨대라 골치 아프고, 그러나 그 묘미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터득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6년 10월 27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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