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지금 해현경장(解弦更張)을 받아들여야 할떄 아닌가요?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26년 08월 18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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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주필 겸 대우M&A 대표 김우일 박사 |
| ⓒ 옴부즈맨뉴스 |
| 해현경장이란 풀이하면 거문고의 느슨해진 줄을 풀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다는 뜻이다. 이 성어가 탄생한 역사적 배경을 보자.
한나라 7대 황제인 무제가 즉위했을 때는 조부와 부친이 다져놓은 문치 덕분에 백성들의 삶이 풍요로웠고 매우 안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 풍요와 안정은 곧 부메랑이 되어 관리들이나 백성들 모두 무사안일과 사치에 빠져 곳곳에서 부패하기 시작했고, 이를 다스리기 위해 풍요와 안정기에 만들어진 법과 제도는 변화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겉은 화려했지만 내부 시스템은 아무도 모르게 서서히 침몰해가는, 하나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마치 옛날의 법과 제도로 견제를 피할 수 있었던 조직이 비효율·비대·방만한 방향으로 기형적으로 확산돼 가는 것과 같았다.
젊고 패기 넘친 황제 무제는 이처럼 정체되고 무거워지고 썩어 부패해가는 국가를 개혁하고 싶었다. 그래서 전국의 내로라하는 현명한 선비들에게 국가를 어떻게 다스리면 좋겠는지 의견을 구했다.
이때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동중서가 답안을 제출했다. 그 답안이 바로 유명한 ‘현량대책(賢良對策)’이다.
이 현량대책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해현경장이다.
동중서는 어릴 때부터 학문에 열중해 3년 동안 자기 집 정원을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는 ‘삼년불규원(三年不窺園)’이라는 유명한 고사의 주인공이다. 규(窺)를 한자로 풀어보면 구멍(穴)을 통해 사내(夫)가 본다(見)는 뜻으로, ‘엿보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는 학자이면서 곧은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황제의 권력도 하늘과 법도 아래에서 견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늘과 인간은 서로 통한다며 황제가 정치를 잘못하면 하늘이 가뭄이나 지진 등 재앙을 내린다는 천인감응설(天人感應說)을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유교적 도리로 견제하는 논리를 마련했다.
동중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 제도가 낡고 썩었음을 과감하게 지적하며 다음과 같은 거문고의 비유를 들어 진언했다.
“거문고를 연주할 때 줄이 느슨해서 조율이 되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줄을 풀어 다시 고쳐 매야만 제대로 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정치도 이와 같다. 부패했다면 처음부터 뜯어고쳐 새롭게 출발해야지 미봉책으로 때우려 해서는 안 된다. 줄을 바꾸어야 할 때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연주가라도 아름다운 곡을 연주할 수 없다.”
즉 동중서의 주장은 ‘조금 수정하자’가 아니라 기존의 낡은 틀을 과감히 깨고 시스템 전체를 새롭게 하자는 것이었다.
무제는 이러한 진언을 받아들여 국가 체질 개선에 나섰고, 한나라는 전성기를 맞게 된다.
지금 국민의 참정권과 직결된 헌법상 국가기관인 선관위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행태를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 선관위의 상황을 이 해현경장에 매칭해보면 흥미롭다.
느슨해진 거문고 줄 ; 외부 견제 없이 방만해지고 일탈한 내부 기강
거문고 줄을 풀어 다시 고치기 ; 감사를 수용해 조직을 진단하고 근본적·구조적 문제점을 적시하며 폐쇄성을 깨는 전면 개혁 방안 도출
새로운 줄로 바꾸기 ; 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재구조조정)을 통해 새로운 제도로 재탄생
이와 관련해 필자는 과거 유행했던 ZBB(Zero-Based Budgeting), 즉 ‘제로베이스예산제’를 주목한다.
한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기도 했지만, 2010년대 이후에는 IT와 빅데이터를 결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단순한 비용 쥐어짜기가 아니라 성장동력에 재투자할 재원을 찾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우리 국가기관 역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국가기관에서 무수히 낭비되는 관행적 비용을 줄이고 체질을 개선하는 하나의 필수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가계, 공공기관 어느 곳을 막론하고 예산과 조직관리 역시 과거 관행에 기댄 ‘증분 예산’이 아니라 원점에서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2100여 년 전 동중서가 시공을 초월해 우리에게 던진 ‘해현경장’의 메시지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만고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  입력 : 2026년 08월 18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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