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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투표용지 부족 사태, ‘행정 부실’을 ‘부정선거’로 비화해선 안 된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6년 06월 12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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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재선거’를 부르짖고 있다.

재선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번 선거자체를 다시해야 할만한 일은 아니다는 것이다. 지금도 보수 일각에서는 잠실체육관을 점거하고 부정선거를 외치고 있으나 대부분 국민은 선거 전체를 부정선거라고는 보지 않는다.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유권자의 참정권을 일시적으로 침해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과 안일함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하며, 현재 진행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압수수색 등을 통해 엄중한 책임 추궁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 사태를 두고 일부에서 기다렸다는 듯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며 개표소를 봉쇄하거나 선거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지나친 비약이다. 이번 소동은 ‘철저히 기획된 부정’이 아니라, 선관위의 고질적인 ‘탁상행정과 매뉴얼 부재’가 낳은 참사이기 때문이다.

현재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은 인쇄 비용 절감과 과거 지선 투표율(55%)을 지나치게 맹신한 선관위가 본투표 용지 인쇄율 기준을 예년의 60%에서 50% 수준으로 대폭 축소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율이 높으니 본투표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단순한 행정 편의적 예측이, 특정 지역의 높은 본투표 참여 열기를 감당하지 못해 벌어진 ‘수요 예측 실패’다.

만약 의도적인 부정선거를 획책하려 했다면, 오히려 유권자의 눈에 가장 띄기 쉽고 현장 반발이 즉각 터져 나오는 ‘용지 부족’이라는 자해에 가까운 방식을 택했을 리 만무하다.

무엇보다 투표소 현장에서 대기번호표를 배부하고 추가 용지를 긴급 수송해, 마감 시간 전에 도착한 유권자들이 최종적으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는 점도 조직적 투표 방해나 부정의 의도가 없었음을 방증한다.

전국에서 4700여명이 투표를 할 수 없었다는 민주주의의 오좀 중에 오점을 남겼다. 이에 따릉 행정적, 형사적 책임은 면할 길이 없다.

현장의 혼란과 늑장 대응은 질타받아야 마땅한 ‘행정적 무능’의 영역이지, 선거 결과를 조작하려 한 ‘조직적 범죄’의 영역은 아니다는 것이다.

명확한 근거 없는 부정선거 주장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 자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갉아먹고,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비용만 키울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음모론의 확산이 아니다.

선관위의 행정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국정조사를 통해 ‘왜 이런 부실한 수요 예측과 하향 결재가 이루어졌는지’ 구조적 결함을 밝혀내고 뼈를 깎는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무능을 꾸짖되, 이를 정치적 선동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6년 06월 12일 13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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