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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제정신인가? ‘대한박물관’에 중국 역사 빼곡… 은평 한옥마을 ‘발칵’

차라리 “중국박물관 (China Museum)”으로...
서울시·은평구, 현장 점검 나서
건축법 위반으로 시정 조치키로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6년 04월 21일 18시 08분
↑↑ 지난 20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의 4층짜리 건물 앞에 '대한박물관(KOREA MUSEUM)'이라고 쓰인 표지석이 놓여 있다.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장영태 취재본부장 = 지난 20일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내 대한박물관 앞. 표지석에 ‘대한박물관’이라는 이름과 함께 ‘KOREA MUSEUM’이라고 적혀 있었다.

사립 박물관인 대한박물관은 오는 5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건물 1층부터 4층까지 모두 전시장으로 쓰일 예정이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서울 내 다른 박물관에서 일하는 학예사 김모(45)씨는 대한박물관을 찾았다. 그는 “이름은 대한박물관인데 삼국시대 등 우리 역사는 쏙 빼고 중국 역사만 나열한 안내문을 내걸었다길래 상황을 알아보려고 왔다”고 했다.

대한박물관이 개관 전부터 중국 역사 중심의 유물 목록을 나열한 전시 안내문을 붙여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국인도 많이 찾는 은평한옥마을 특성상 중국 역사를 한국 역사로 오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일부 관계인들은 “차라리 “중국박물관 (China Museum)” 표지석을 세워라“라는 조소섞인 비판이 일고 있다.

서울시는 박물관 설립 목적을 제출받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 “코리아 뮤지엄인데 중국 역사만”… 개관 전부터 논란

대한박물관 논란은 한 은평구 주민이 지난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은평한옥마을에 새로 생기는 박물관 정체가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시작됐다. 대한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유물을 열거한 안내문을 찍은 사진도 함께 첨부돼 있었다.

사진 속 안내문에는 신석기 시대부터 하(夏), 상(商), 주(周), 춘추전국시대, 진(秦), 한(漢), 당(唐), 송(宋), 명(明), 청(淸) 및 중화민국 초기까지 시대별 중국 유물이 적혀 있었다. 마지막에 ‘또한 한국, 일본 및 세계 각지의 예술품도 일부 전시한다’고 쓰여 있었다.

글 작성자는 “이름은 대한 박물관, 코리아 뮤지엄인데 (전시 유물 종류로) 중국 역사만 쓰여 있어서 정체가 몹시 수상하다”고 했다.

대한박물관을 찾았을 때는 유물 목록을 나열한 안내문이 철거돼 있었다. 내부에서 개관 준비를 하던 대한박물관 관계자는 “오늘(20일) 아침 안내문을 철거하라는 지시를 받아 조처했다”며 “논란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불이 꺼져 있는 대한박물관 내부를 창을 통해 들여다보니, 1층엔 말 형태의 조각상과 자기류가 배치돼 있었다. 유물 사진을 살펴본 전문가들은 중국 것으로 추정했다.

박물관 관장을 지낸 A씨는 “직접 살펴봐야겠지만, 중국 남방 불교 유물로 보인다”며 “우리나라 유물이 아닌 것 하나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 “차이나 뮤지엄해야”… 주민들 반발

지역 주민들은 대한박물관이 이름과 달리 중국 유물 중심으로 전시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오해를 키울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은평한옥마을이 있는 진관동의 외국인 방문자 수는 2022년 2만7105명에서 지난해 21만6232명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평생 은평구에 살았다는 박모(59)씨는 “중국 유물로 채울 거면 차이나 뮤지엄이어야지 왜 코리아 뮤지엄으로 이름 붙였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평한옥마을의 특성과도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은평한옥마을이 ‘북한산한문화체험특구’로 지정, 국내 유일의 한문화(韓文化)를 체험하고 누릴 수 있는 도심 속 지역 특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시와 은평구는 현장 점검에 나섰다. 서울시는 대한박물관에 박물관 설립 목적을 요구했다. 국공립 박물관과 달리 사립 박물관은 등록 의무가 따로 없어, 대한박물관의 설립 목적과 전시 계획 등을 파악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은평구는 대한박물관이 건축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시정 조치를 부과할 예정이다. 건축법상 박물관은 ‘문화 및 집회시설’로 분류되어야 하는데 대한박물관 건물은 근린생활시설 2종으로 등록돼 있어 전시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게 은평구의 설명이다.

은평구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건물을 행정 기관에 따로 알리지 않고 리모델링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박물관이 시정 조치를 따르지 않으면 이행 강제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6년 04월 21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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