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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검사의 자살을 바라보며...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8년 01월 19일 00시 19분
↑↑ 본지 논설우원 겸 대우M&A 대표 김우일 박사
ⓒ 옴부즈맨뉴스

지난 대선 때 국정원 댓글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이 적폐청산에 몰두하는 가운데 사건에 연루된 국정원 소속 변호사와 파견된 고검검사가 피의자로 수사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일어났다. 자살은 주변 가족과 사회를 멘붕에 빠뜨릴 정도로 깊은 충격을 준다.

이번 자살은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국가권력남용행위에 대한 수사 당사자였고, 또 하나는 검사, 변호사 등 이른바 사회정의를 구현하는 법조계의 유망 인물이라는 점이다.

자살의 원인은 개인별로 복잡한 심리가 얽혀있겠지만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개인 심리적 요인으로 자기가 저질렀던 잘못에 대한 자책감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탈출이 있다.

둘째는 사회 환경적 요인으로 본인의 불행한 처지와 캄캄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자신의 가치관이 사회규범과 어긋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번 검사의 자살은 개인 심리적 요인으로 치부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사실 피의자로 검찰수사선상에 오른다는 사실 하나만 갖고도 그 심리적 압박감은 대단히 크다.

필자(김우일 전대우그룹구조조정본부장)는 1998년 대선 당시, 여당인 이회창 후보와 야당인 김대중 후보가 출마한 선거에 연루돼 검찰에 긴급 체포되는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대우그룹은 경기고등학교 출신들이 창업하고 키워온 재벌이다. 여당후보인 이회창 후보는 경기고 출신이다. 시중에는 야당인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면 제일 먼저 손보는 기업이 대우그룹이라는 둥 온갖 루머가 난무했다.

자연히 대우그룹은 모든 힘을 여당후보에 올인하는 판국이었다. 그러나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자 필자는 검찰에 체포되어 3개월 이상을 불법정치자금제공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그때 필자가 느꼈던 심리적 압박은 대단했다. 잘나가던 그룹의 임원이 졸지에 불법정치자금혐의로 기소돼 몇 년간의 징역과 사회경력이 단절되어버리는 암울한 장래가 눈앞에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독방의 심문실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의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이때 필자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였다.

첫째, 끝까지 자위 항변권을 구사하여 버틴다.
둘째, 검찰과 타협하여 감형위주로 딜을 한다.
셋째, 완전한 탈출구를 찾는 것 즉, 자살이다.

그러나 필자는 첫째를 택해 3개월 만에 무혐의로 풀려났다.

검사의 자살에 대한 시선은 다양하다. 진실을 규명해야 할 법조인이 진실을 은폐해 무책임하다는 시선과 죽음으로 내모는 무리한 검찰수사방법을 탓하는 시선도 있을 수 있다.

필자는 국가권력과 정치의 생명은 정의와 진실구현에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국가와 국민의 번영은 이를 주관하는 국가권력과, 정치가 오직 정의와 진실을 구현하는 여정을 밟을 때 그 과정에서 정반합의 원리를 추구하며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거짓과 불의가 횡행할 때는 국가가 일시적으로 번영되어도 기형적이고도 불균형한 모습을 갖춰 종국에는 스스로 자멸하기 마련이다.

필자는 잔인한 내용이지만 정의와 진실을 가리고자 하는 일본 사무라이의 일화를 소개하고 끝을 맺는다. 해석은 독자 판단에 맡기겠다. 어느 일본 떡장수가 사무라이의 집에 들어갔다가 떡판 한 조각이 없어졌다고 난리를 쳤다. 그러면서 뜰에서 노는 사무라이의 아들 소행이라고 떠들어댔다.

이때 명예를 생명으로 여기던 그 사무라이는 떡장수에게 “내 아들이 그러지 않았음을 증명하겠다”며 아들의 배를 갈라 채소와 밥알밖에 없음을 보여준 뒤 떡장수의 목을 벤다.

죽음으로써 진실과 정의를 밝히는 만큼 진실과 정의는 중요하다. 진실과 정의를 은폐하는 죽음은 주변 가족과 사회에 또 다른 죽음을 초래할 수도 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8년 01월 19일 0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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