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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골프사 새롭게 쓴 박인비, 지성이면 감천이었다.

116년 만에 치러진 올림픽 무대 오른 여자골프 제패
세계 최초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6년 08월 22일 12시 31분


↑↑ 박인비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개인전 최종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사진출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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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옴부즈맨뉴스] 국용호 취재본부장 =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독기를 넘어 살기를 느낄 정도로 결연했다.

'은퇴'를 언급한 외신도 있었다. 부상의 긴 터널에 '박인비 시대는 끝났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여주겠다." 작심하고 올림픽에 모든 것을 건 그를 뛰어 넘을 여자골퍼는 지구상에 없었다. '골프 여제'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었다. 그의 리우 드라마는 '금빛 엔딩'이었다. 116년 만에 치러진 올림픽 무대에 오른 여자골프 금메달의 주인공은 박인비(28·KB금융그룹)였다.

2016년 8월 21일(이하 한국시각), 박인비에 의해 세계 골프사는 새롭게 쓰여 졌다. 남녀 통틀어 세계 최초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세웠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골프의 지위는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난공불락, 말 그대로 압승이었다. 2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오른 박인비는 마지막 날까지 흔들림 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파71·6245야드)에서 열린 여자 골프 최종 라운드에서 전반 9홀에서만 버디 4개를 낚으면 일찌감치 대세를 갈랐다.

후반 첫 홀인 10번홀(파5)에서 볼이 해저드에 빠져 보기로 출발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었다. 이후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더 묶어 최종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11언더파 273타를 친 세계랭킹 1위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를 5타 차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펑샨샨(중국)에게 돌아갔다.

박인비는 역사였다. 그의 금메달은 더 찬란했고, 더 특별했다. '오색 이야기'로 박인비의 금빛 환희를 엮었다.


↑↑ 박인비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골프 4라운드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을 목에 건 박인비가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출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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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상까지 숨긴 투혼

'침묵의 암살자' 박인비는 '포커페이스'로 유명하다. 웬만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마지막 홀 파 퍼트를 넣은 뒤 그제 서야 두 팔을 번쩍 들고 '금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장애물이 많았다. 박인비는 왼손 엄지 손가락 인대 손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했다. 올림픽을 본격적으로 준비한 것은 불과 한 달전이었다. 영원한 동반자인 남편(남기협 프로)과 남편의 선배(김응진 프로)로부터 흐트러진 스윙 교정을 받았다. 하지만 통증은 쉽게 떠나지 않았다. 꾹 참고 준비했다. 부상마저 숨긴 투혼이 마지막 순간 빛을 발했다. 2라운드 후 그는 "통증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 자기최면이었다. 시상대에 맨 꼭대기에 선 후 비로소 아픔을 이야기했다. "사실 통증이 없었던 적은 없다. 그게 조금 심하고 덜 심하고의 차이였다. 이번 만큼은 정말 통증 때문에 못 친다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다. 통증은 아직까지도 분명 있는 상태다. 한참 좋을 때보단 거리도 줄고, 미스 샷이 하나씩 툭툭 나오기도 했다. 생각지 못한 위기도 있었다."


↑↑ 여자골프 박인비가 20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파이널 라운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경기장을 나서며 남편 남기협씨와 포옹하고 있다. [출처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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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올림픽인가

박인비는 허리와 손가락 부상으로 올 시즌이 암울했다. 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우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준우승이 1회였고, '톱10'에는 두 번밖에 들지 않았다. 세 차례는 중도포기, 두 차례는 컷 탈락이었다. 박인비 답지 않았다. 우려 섞인 시선이 있었다. 스스로 올림픽을 포기하는게 어떨까 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타협할 수 없었다. 올림픽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 골프인생을 걸었다. 박인비는 "올림픽은 큰 목표였다. 전에는 다른 걸 생각해본 게 없었다. 그래서 올림픽에 모든 것을 쏟았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에게 떳떳한 플레이를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전에도 열심히 했지만 확실히 더 열심히 하게됐다'며 "몸을 많이 혹사시켰다. 마지막 라운드까지 완벽해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몸에 남은 에너지가 없는 기분"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가서 못 치면 돌아올 건 진짜 뻔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았다. 안 나가면 어쨌든 욕은 안 먹을텐데…. 그러나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욕 먹을까봐 포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부딪혀보자고 했다"고 말한 후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용기있게 꿋꿋이 임했고, 보란 듯이 승리했고, 정상에 섰다. 


↑↑ 박세리 감독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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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극마크의 힘

이번 대회가 가장 긴 4라운드라고 느낄 정도로 긴장감과 압박감은 최고조였다. 메이저 대회와도 비교가 안됐다. '왜 이렇게 골프가 긴 운동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박인비를 잡은 것은 태극마크였다. 태극마크가 힘의 원천이었다. 박인비는 "태극마크는 무한한 힘을 내게 하는 에너지다. 초인적인 힘을 준다. 더 긴장하고 그런 건 있겠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건 의미가 크다"며 웃었다.

숱한 영광을 맛봤지만 박인비는 골프인생을 통틀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이 가장 기뻤다고 했다. 그 곳에 대한민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은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다. 힘든 시기를 겪고 한계를 넘어선 보상"이라며 "출전 결정 후에도 번복하고 싶었다. 연습하면서 미스샷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했다. 남편하고 코치에게 안 될 것 같다고 수도 없이 얘기했다. 그러면서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은 두 가지다. 첫째는 스스로에게 준 용기, 그리고 두 번째는 금메달 딴 것이다. 용기가 있었기에 금메달이 가능했다"며 웃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6년 08월 22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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