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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참사`로 본 유비무환, ˝막을 기회 여러 번 있었다.˝

3명 모두 사망 빗물 저류장 사고 명백한 인재
서울시, 수문개폐 기준 낮춘 사실 주말에 단톡방 공지만
현장직원 인지여부 파악 안 해, 수문 수동으로 닫는 방법 몰라
허둥대다 ‘골든타임 놓쳐’, "사이렌 설치 안 한 것도 아쉬워“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9년 08월 01일 19시 06분
↑↑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사고 현장에서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 42분과 47분께 실종됐던 시공사 직원과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사진 = OM뉴스)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이송우·이명진 취재본부장 = 지난달 31일 발생한 서울 양천구 목동의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터널 실종자 2명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어 사고 부주의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결국 사고 당시 현장에 고립됐던 3명이 전원 사망했다.

특히 수문이 개방된 후에도 바로 수동으로 닫아 근로자를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있었는데도 돌발 상황에 대한 매뉴얼조차 없던 것으로 드러나 ‘유비무환’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번 사건에서 인명 피해를 줄이거나 막을 수 있었던 기회는 여러 번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서울시와 양천구청의 무책임한 카톡방 공지다. .

지난달 28일 두 지방자치단체는 현대건설, 감리업체, 협력업체 임원 등 30여 명이 있는 단체카카오톡방에 저류배수시설 수문 개폐 기준을 50~60%대로 설정해 시운전하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수문 개폐 기준량을 50%로 설정하면 물이 시설 용량의 반이 됐을 때 자동으로 수문이 열리며 물이 터널로 쏟아져 들어간다.

문제는 일요일에 카톡 메시지를 보내놓고 현장 업체들이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이틀 후인 30일 오후가 돼서야 이를 인지했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와 협력업체의 안일한 태도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30일 즉시 이 사실을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공지해 비가 오면 평소보다 수문이 빨리 개방돼 물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을 알려야 했는데 근무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피해자 구 모씨(65)와 미얀마 근로자 M씨(23)는 이를 모른 채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에도 참사를 막을 기회는 있었다. 기상청은 31일 오전 5시 경기 북부와 서울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5~40㎜의 비가 예상된다는 예보를 했으며 오전 5시 40분에는 서울에 시간당 20㎜가 넘는 강한 비가 예상된다는 기상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오전 6시 40분에는 서울에 시간당 30㎜가 넘는 강한 비를 예보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측은 "기상청 예보를 7시 기준으로 확인했으나 비가 안 온다고 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구씨와 M씨는 오전 7시 10분께 터널로 들어갔다.

↑↑ 목동 사고 막을 수 있었던 5번의 기회(사진 = 연합뉴스 참조)
ⓒ 옴부즈맨뉴스

결정적인 부분은 수문의 통제다. 수문이 자동으로 열린 오전 7시 40분 직전인 7시 31분과 38분에 양천구 관계자가 시운전업체와 현대건설 측에 현장 상황 확인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현대건설 관계자가 제어실로 이동했고, 물이 임계 수위에 도달한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제어실 문 비밀번호를 몰랐고 전화로 비밀번호를 물어보던 순간 수문이 열리고 말았다.

현대건설 측은 "우리에게는 애초부터 수문 제어를 할 권한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반면 양천구는 "공동 권한이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아쉬운 점은 이미 수문이 열리고 난 후라도 대응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수문의 크기가 커서 다 열리는 데는 4~5분가량이 소요된다. 당시 현대건설 관계자는 제어실 진입까진 성공했지만 결국 문을 닫지 못했다.

수문 개방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긴급한 상황에서 책임자가 명확하지 않고 이에 대한 매뉴얼도 없어 결국 수문 개방에 걸리는 4~5분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문을 인위적으로 닫으면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1차적으로 책임운영기관인 양천구청이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고 이를 현대건설 측에서 문의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측은 "시공사는 제어실에 들어가도 어떻게 작업을 해야 하는지 모르며, 해당 업무는 시스템 제어 담당 업체와 시청, 구청 담당"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두 곳의 수문이 자동적으로 닫힌 시간은 오전 8시 3분과 6분이다. 20분 이상 약 6만t의 물이 쏟아져 들어갔고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방재 전문가에 따르면 "적어도 5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매뉴얼이 작동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도 “수문을 바로 닫았다면 안에 있는 작업자들이 빗물 속에서 헤엄을 치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해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장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새겨듣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난 6월 초 현장을 방문했던 한국수자원학회 회원들은 "터널 안에서 통신이 안 되니 화재·지진·침수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해 사이렌과 같은 알림 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이렌 장치는 6만원이면 설치하는데 이를 설치하지 않은 게 아쉽다"고 꼬집었다.

1일 오전 5시 42분과 47분께 수습된 M씨와 현대건설 직원 안 모씨(29)의 시신은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이날 형사과장이 팀장을 맡는 15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꾸렸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총 9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9년 08월 01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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