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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JW(중외제약)그룹 명예회장 별세…“꺼져 가는 생명을 생각하라” 경영 철학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 30일 별세
선친이 창업한 회사, 부도 위기에 경영 뛰어들어
부도 위기서도 수익성보다 국민 건강 위한 약 개발
돈 안 되던 수액, 놓지 않고 아시아 최초 유럽 진출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23년 04월 30일 22시 09분
↑↑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장업주인 부친의 뜻을 물려받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약을 개발하기 위해 일평생을 바쳤다. (사진 = JW그룹 제공)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전주현 취재본부장 = 이종호(90) JW그룹 명예회장이 30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고인은 ‘약다운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킨다는 목표로 국내 제약 산업의 발전에 평생을 바쳤다.

고인은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현 JW중외제약)를 창업한 고(故) 이기석 사장의 아들로 1966년부터 회사의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했다. 당시 고인은 대학을 졸업하고 증권사에 입사에 20대에 이사가 될 정도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다. 부친의 사업을 이을 생각이 없던 그였지만, 부도 위기를 맞은 중외제약을 살리기 위해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중외제약의 부도를 막기 위해 금융권은 물론 지인과 개인 사채를 쓰며 7~8년을 버텼다. 더이상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사라지자 김정호 한일은행장을 찾아가 대출을 부탁했다. 맡길 담보도 없는 상황이었지만, 김 은행장은 중외제약과 고인을 믿고 1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빌려줬다. 이 돈으로 중외제약은 간신히 파산을 피할 수 있었다.

당장 파산은 막았지만, 회사의 미래는 불투명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약, 남들은 돈이 안된다며 만들지 않는 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친의 철학으로 수익성이 높은 의약품 수입, 드링크제 개발 사업을 하지 않았던 탓이다.

고인은 회사를 살리면서도 국민들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윽고 1969년 국내에서는 처음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의 개발을 성공시켰다. 이후 1974년 당시 페니실린 계열 최신 항생제인 피밤피실린 합성까지 성공시키며 국내 감염병 관리 체계의 기초를 마련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해외 선진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머크, 애보트와 기술 제휴도 체결해 국내 제약 산업의 수준도 끌어 올렸다. 1970년대부터는 기초 원료 합성과 생산을 연구해 다양한 신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반면 회사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던 쥐약의 생산은 1970년대 중단됐다. 창업주인 이기석 사장이 고인을 불러 “병든 사람 고치는 약 만들라고 했지, 쥐 잡는 약 만들라고 했나”라며 나무란 탓이다.

고인은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지는 수액의 생산을 늘렸다. 당시 수액은 비싼 원가와 저렴한 판매가로 팔수록 손해를 보는 제품이었다.

고인은 당시 상황을 두고 “지금 이 순간 꺼져가는 생명이 있는데, 돈이 안돼서 그만두는 건 말이 안된다”는 부친의 창업 정신을 이어갔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끝까지 수액을 생산하고 연구해온 끝에 2019년 중외제약은 아시아 회사로는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 영양수액제 수출에 성공했다.

↑↑ 1983년 종합연구소 설립식에서 고(故)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오른쪽)과 고 이한표 초대연구소장. 고 이종호 명예회장은 수익성이 높은 사업보다 국민들의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약 개발 중요성을 높게 평가했다.(사진 = JW그룹 제공)
ⓒ 옴부즈맨뉴스

1975년 중외제약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신약 개발’을 강조했다. ‘약다운 약’을 만든다는 목표였다. 고인은 지난해 4월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안 될 일에 왜 자꾸 돈을 쓰느냐’며 말리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반도체도 만드는 한국이 신약을 못 만들 것은 없다”며 “20년이고, 30년이고 실패하더라도 지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신약 개발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이후 1983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신약 개발에 매진해 2001년 국내 최초로 임상 3상을 통과한 항생제인 ‘큐록신’의 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그의 다짐대로 30년간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로 이룬 성과다.

고인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복지 사업과 학술 연구 사업에도 힘썼다. 2013년 ‘성천상’을 제정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술을 펼치는 의료인들을 발굴해 지난해까지 9명에게 수여했다.

장애인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에는 장애인 미술 공모전 ‘JW아트어워드’를 만들어 예술 활동도 돕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복지사업을 통해 사회 각계각층의 소외된 이웃들을 지원해 왔다.

고인은 국내 제약업계에 또렷한 족적을 남긴 후 2015년 중외제약 회장과 JW홀딩스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고 명예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으로 아내 홍임선씨, 아들 이경하 JW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동하씨, 이정하씨, 딸 이진하씨가 있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은 5월 3일 오전 7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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