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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사관학교, 서울공연예술고는 교장 일가 `비리 백화점`

교육청, 감사 후 "교장 파면하라".. 채용비리 의혹 등 수사 의뢰도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9년 01월 27일
↑↑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횡령과 가족 채용 등 비리로 서울시교육청이 수사 의뢰를 결정한 서울공연예술고의 모습. 이 학교가 부적절한 행사에 학생을 동원해 공연하게 했다는 의혹도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사진 = 서울공연예술고 홈페이지 캡처)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이은진 취재본부장 = 서울시교육청 조사에서 드러난 ‘아이돌 사관학교’ 서울공연예술고의 실체는 ‘비리 왕국’이었다.

박모 교장은 아내와 아들, 딸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교원 인사를 마음대로 했다. 학교 건물의 한 층을 집으로 쓰고 학교 예산으로 휴대전화 요금을 냈다. 본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은 예산은 교육청이 확인한 것만 1억6000여만원이었다.

교육청은 181쪽에 이르는 ‘서울공연예술고 조사 결과 보고서’에서 “학교회계 집행이 전반적으로 불투명하게 이뤄졌다”며 “특히 학생 외부 공연에 따른 문제가 중대해 신속한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은 2017년부터 2년간 학교에서 제출한 자료 기준으로만 10차례 부적절한 외부 행사에 동원됐다.

↑↑  서울시교육청의 감사결과
ⓒ 옴부즈맨뉴스
교육청 관계자는 “박 교장 아내 출신 대학의 동문회 공연 등 지극히 사적인 모임만 10차례”라며 “군부대·지방자치단체 행사까지 합하면 외부 행사 차출 횟수는 훨씬 더 늘어난다”고 말했다.

교육청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한 학생 30명은 모두 공연 참여에 따른 교통비, 식비, 연습실 대관비를 자비로 충당했다고 했다.

공연 차출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조퇴, 결석 처리되는 등 학습권이 침해당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학생들은 공연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보복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한 학생은 “다른 공연이나 활동에 제한이 있을까봐 어쩔 수 없이 참석했다”고 했다.

일부 학생은 불법 촬영을 당하고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 한 학생은 “한 고등학교에서 공연이 끝나고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데 남학생들이 화장실까지 따라오고 계속 손을 잡아달라고 했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남자 학생들이 ‘섹시하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교회 찬조 공연에서 누군가가 무대 바로 앞에서 내 춤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 학생들이 ‘몇 분 몇 초 봤냐’고 품평하며 영상을 돌려봤다”고 답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외부 공연으로 발생한 수입을 법인 계좌가 아닌 박 교장의 아내 행정실장 A씨의 개인 계좌로 입금시키고 운용했다.

교육청은 “학생 외부공연 수익금 872만원을 11차례 A씨의 계좌에 입금했다”며 “지원금을 어떻게 썼는지 확인할 수 없어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했다.

이어 “해당 학교는 학생들의 공연을 지원해주는 ‘공연예술연구소’ 예산을 편성했지만 예산 불용비율이 90%가 넘는 등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원 채용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교원 채용에서 최종 4명이 합격했는데 이 중 한 명은 교장의 딸이고 다른 두 명도 학교 관계자 지인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응시자의 지원 서류, 면접 결과 등을 요청했으나 ‘이미 파기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교육청은 “서류를 파기한 사람인 행정실 직원은 교장의 아들로 비위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서류를 고의적으로 파기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수사를 의뢰키로 했다”고 했다.

박 교장은 행정실장 등 학교의 주요 직책에 가족을 장기간 앉혀 왔다. 2009년 교장이 된 그는 사립학교법상 중임제한 조항을 어겼다.

교육청과의 두 차례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지만 여전히 교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육청은 “박 교장이 자신의 아내인 행정실장을 통해 정관을 변경, 정년 규정을 무력화했다”며 “그의 집권이 장기간 지속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교장 일가가 학교 건물 5층을 개조해 가정집으로 살고 있다’는 소문도 사실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1층 숙직실, 5층 법인실, 지붕층 기자재실에 씽크대 등 취사시설을 갖춘 후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교장 등이 거주했다”고 밝혔다.

교장 일가는 거주지 관리비도 따로 내지 않았다. 시설개조 탓에 5층 여학생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학생 피해도 이어졌다.

교장이 학교 돈을 사적으로 쓴 사실도 밝혀졌다. 박 교장은 학교법인 소유 공용 차량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지난 4년간 기름 값 816만원을 학교 돈으로 지불했다. 같은 기간 박 교장의 휴대전화 요금 273만원도 학교 예산으로 지원됐다.

교육청은 “이외에도 근거 없이 박 교장과 행정실장에게 4567만원의 각종 수당이 부당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은 학부모회와 학생이 비리를 문제 삼고 외부에 폭로하려 하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 입막음을 시도했다. 기존 학부모회를 탄핵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들로 학부모회를 새로 구성한 정황이 발견됐다. 교육청의 설문조사를 도와준 2학년생에 대해 보복성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박 교장은 교육청 조사 결과를 모두 부인하며 이의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외부 공연 중 어느 것을 사적으로 볼 것인지는 관점의 차이”라며 “구로구 보조금도 우리 기준으로는 학생들 프로그램에 썼다”고 말했다.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서류를 폐기한 것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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