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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사학 상문고, 제자리로 돌려놓고 떠나는 `꽃박사‘... 상채규 이사장`

"학교는 설립자·재단 소유 아닌 교사들 것“…
“자율성 있어야 '사도(師道)' 살아나"...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6년 05월 15일 12시 02분
↑↑ 사학비리의 복마전이었던 상문학원이 이제 정상으로 복원되었다. ..서초동 상문고등학교 전경...
ⓒ 옴부즈맨뉴스

[서울, 옴부즈맨뉴스] 서영철 취재본부장 = 서울 상문고의 학교법인인 상문학원 상채규 이사장이 4년의 임기를 마치고 최근 물러났다. 

평생 꽃을 연구해온 원예학자인 그는 2012년 상문학원 이사장을 맡아 90년대 초반 '비리사학'의 오명을 뒤집어쓰고 오랜 시간 학내분규에 시달려온 상문고를 정상화시켰다.

"이사장이 되고 학교를 들여다보니 오랜 학내분규로 직원 간 반목이 심했어요. 교직원 상조회도 두 개로 갈라져 운영되고 있더군요. 먼저 상조회의 통합을 시작했어요.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어느덧 잊혀졌지만, 상문고는 한때 대한민국 사학비리의 ‘복마전’이 되어 있었다.

강남의 이른바 8학군에 자리해 중산층 이상의 유복한 학생들이 다니던 이 사립학교는 목천 상씨 종중이 세운 '일류고'였다. 하지만 이런 영예의 타이틀 뒤에는 학부모로부터 거액의 찬조금을 받아 학생들의 내신 성적을 조작하는 등 추악한 비리가 끊이질 않았다.

상문고 교장은 학교의 현직 교사들을 동원, 자신의 자녀에게 비밀과외를 시키기도 했다. 대입 원서를 쓸 때 학생들은 학급당 50만원씩 '수수료'를 걷어 학교에 갖다 바쳐야 했다.

금융실명제가 도입되자 촌지는 수표에서 현금으로 바뀌었다. 이런 불법 촌지와 후원금은 부패 교장과 비리 교사들의 주머니 속으로 흘러들어 갔다.

상춘식 전 교장은 1986∼1994년 학부모로부터 거둔 찬조금 15억6천만원과 보충수업비 6억원을 유용하고 내신성적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구속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금은 상상하기도 힘든 온갖 학내 비리를 참다 못한 일부 양심적인 교사들이 뒤늦게 폭로에 나선 것이 상문고 사태를 푸는 출발점이 되었다.

상문고를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은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희대의 '부패사학'이라는 오명은 20여 년이 흘러서도 계속 상문고에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사학비리를 소재로 한 영화 '두사부일체'가 상문고를 모델로 했다는 웃지 못 할 얘기마저 나왔다.


↑↑ 상문학원을 정상으로 올려 놓은 상채규 이사장
ⓒ 옴부즈맨뉴스

이런 상문고를 정상화하는데는 양심적인 교사들이 주요 역할을 했지만, 후유증을 치유하고 갈등을 봉합해 학교를 현재의 반열에 올려놓기까지에는 상문학원 상채규(78) 이사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비리 사태 이후에도 계속된 학내 분규로 18년간의 관선 이사체제가 무너진 2012년 이사장에 취임했다.

최근 4년의 임기를 마친 그에게 더 있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끝내 고사했다.

상 이사장은 15일 한 언론사의 인터뷰에서 "이제 나이도 들 만큼 들었고, 젊고 유능한 분에게 이사장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물러난 뒤에는 젊고 유능한 분이 상문고 발전에 헌신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생을 꽃밖에 모르던 원예학자가 가문 요청에 '구원투수'로 나서 학내 부정.부패를 일소하고, 교사를 통합하며 건학정신을 살려 상문을 복원시키고 이제 말없이 ‘꽃’을 찾아 되돌아 갔다.

10여 년 전 어느 원예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상 이사장은 "세상에는 꽃도 나무도 가지가지이지만, 좋지 않은 꽃은 하나도 없다"는 말을 하였다. 이제 상문고를 정상에 올려놓고 학교를 떠나면서 이 학교 학생과 교사들에게 드리는 고별사로 보였다.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6년 05월 15일 12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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