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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청장, 사랑의교회 ˝영원히 도로점용 허가˝ 논란, 1·2심 패소했는데...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에.. 구청장, "영원히 점용허가 내드리겠다"
법원 판결에 따라 서초구청 vs 사랑의교회 책임 공방 예상.. '철거비 400억'
서초구민, "구청장 발언은 무언의 업무지시 압박" 감사 청구.. 서울시, 감사 검토

옴부즈맨 기자 / ombudsmannews@gmail.com입력 : 2019년 07월 01일
↑↑ 신도수 9만명을 자랑하는 서초구 사랑의 교회(사진 =OM뉴스)
ⓒ 옴부즈맨뉴스

▲ 법원 위 조은희 서초구청장…

지하에 지은 예배당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건물이 한국에 있다.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 교회'이다. 등록 신도 수가 9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실제 출석하는 사람 수는 이보다 적겠지만, 어쨌든 등록 신도 수만 보면 서초구 인구 43만여 명의 5분의 1이다.

이 교회 헌당식이 지난달 1일 열렸다. 헌당식은 예배당을 짓는데 들어간 빚을 모두 청산하고 건물을 하나님께 바친다는 의미의 행사다. 교회 규모답게 행사는 화려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과 박항서 감독이 축하 영상을 보냈다. 현직 국회의원인 이혜훈·오신환·박성중 의원도 직접 방문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도 마이크를 들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우리 성도 여러분들의 피와 땀, 눈물의 기적으로 눈물의 기도로 오늘의 기적을 이루셨습니다." 평범한 축사입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발언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 1.2심 법원 패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내리지 않는 상태에서 "영원히 도로점용을 해 주겠다는 망언을 한 조은희 서초구청장(사진 = OM뉴스 자료)
ⓒ 옴부즈맨뉴스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 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해 드리는 겁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날 하나님께 바쳐진 예배당은 사실 불법 건축물이 될 위험이 있는 건물이다. 사랑의교회는 2010년 새 예배당을 건설하기 위해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해 참나리길 지하 구간 1,077㎡를 점유했다. 이에 대해 서초구민들이 도로점용 허가가 부적절하다며 주민 소송을 냈다. 1·2심 법원은 모두 '허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지금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은희 구청장은 대법원과 도보로 10분 거리에서, 법원 판결을 무력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이다.

더구나 조은희 구청장은 이 사건의 피고이다. 교회는 아직 연장 허가 연장 신청을 내지도 않았는데, 4년 임기의 선출직 구청장이 먼저 "영원히 (…) 점용허가를 계속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후 서초구청 측은 "단순한 덕담"이라고 해명했다. 그날 조은희 구청장의 왼쪽 가슴에는 그가 구정 활동 때 늘 달고 다니는 '서초구청장 조은희'라고 적힌 배지가 달려 있었다.

▲ 2012년 "서초구, 원 처분 시정해야" vs. 2019년 "멋진 교회 헌당"

↑↑  한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축사하는 모습(사진 = OM뉴스 자료)
ⓒ 옴부즈맨뉴스

박원순 서울시장도 축사를 건넸다. 아들이 이 교회의 아주 독실한 신자라며, "이제 정말 멋진 교회 헌당으로 인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성령의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상 시는 자치구의 도로점용허가 업무를 관리·감독해야 한다.

박 시장은 앞서 2012년 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사랑의교회 도로점용에 대해 "기본적으로 행정이라는 게 우선 법령에 맞게 추진이 돼야 하고 (…) 그런 측면에서 특혜라든지 뭐 이런 건 전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초구는 당연히 지방자치법이 정하는 것에 따라서 원처분을 시정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소송의 원고 측은 참석자들의 이런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구청장의 재량권 남용이므로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하고 있음에도, 판결 전에 법원의 판단과 상관없이 본인이 구청장으로서 계속 해주겠다는 발언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 발언의 취지가 기독교와 관련된 발언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정교분리 원칙에 반한다는 점도 문제다.

사랑의교회에 대해서도, 서둘러 헌당식을 해서 대법원에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도 했다.

▲ '철거비 400억' 사랑의교회-서초구청, 책임 공방 예고

단순히 '부적절한 발언' 해프닝으로 끝나면 좋을 텐데, 문제는 오히려 이제 시작이다. 대법원에서 도로점용 허가가 취소될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대법원에서 취소 확정판결이 날 경우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교회 추산 400억 원을 들여 점용한 부분을 철거하거나 불법건축물 이행강제금을 내면서 버티는 것이다. 사랑의교회는 이미 교회 건설에 3천억 원을 들였다.

취재 중 만난 사랑의교회 핵심 관계자는 서초구청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서초구청이 도로점용 허가를 내주지 않았으면 저희가 공사를 시작이나 했겠느냐"는 거다. 교회 안에서는 서초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거는 방안도 검토하자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교회에서 구청을 상대로 이 같은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건다면 결국 부담은 서초구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실제 판결문을 보면 2010년 서초구청은 점용 허가를 검토하며 여러 기관에 의견을 물었다. 해당 부지 아래에 수도관과 전기선 등이 매설돼 있기 때문에 KT와 서울도시가스, 강남수도사업소 모두 안전 등을 이유로 '부적절하다'는 회신을 보냈다. 특히 서초구 재난치수과도 "하수 처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지"라며 불가하다고 답했다.

이런 부분만 보면 허가 과정에서 구청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밝혀져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

▲ '사랑의교회' 논란, 이제 시작

기존 보도를 보면 당시 서초구청장이었던 박성중 현 서초구 국회의원이 점용 허가를 놓고 고민할 때 여러 군데에서, 심지어 전직 청와대 인사까지 허가를 내주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중 의원은 당시 KBS 취재진에게 "처음에는 사실 (허가를) 내주기 싫었다, 이걸 내주면 다른 종교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번 취재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며, 관련 자료를 서울시에 요청했으니 받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개로 일부 서초구민은 지난 25일 조은희 구청장의 '영원히 허가' 발언이 직권남용이 아닌지 조사해 달라며 서울시에 주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인사권자인 구청장이 이렇게 말하면 일선 공무원들은 예배당 도로 점용을 다시 허가하는 쪽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감사를 청구한 대표자인 황일근 전 서초구 의원은 "구청장이 단체장으로서 했던 그 발언이 일종의 무언의 업무지시와도 같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는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조 구청장의 발언이 감사 대상이 될 수 있는지 해석하고 있다. 감사를 청구한 주민들은 대표자에 대한 적격 여부가 결정되면 다음 주부터 주민 연서를 받을 계획이다. 도로점용 허가는 올해 12월 31일에 마무리된다. 통상 도로점용 허가에 3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법원 일정을 고려해 이르면 다음 달 대법원 선고가 내려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보도가 단순히 '조은희 서초구청장 발언 논란'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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