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는 지난 일요일 늦은 시간, 일산 백병원 한 병상에는 한 중년이 갑자기 숨을 멈춘 가운데 심장박동기만 요란스럽게 작동되고 있었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문자로 “대표님, 저 많이 힘들어요. 기도해 주세요. 감사합니다.”라고 했는데 몹쓸 코로나가 기저질환으로 살아오신 본부장님의 심장을 갑자기 공격하여 ‘심정지’로 더는 일어나시지 못했습니다.
홈스테이를 조금 줄일 수만 있었더라도 코로나의 공격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병상이 부족하여 병원을 쉽게 찾을 수 없었기에 더 마음이 아픕니다.
가족으로부터 부음을 전해 듣는 순간 저 역시 한동안 심정지 상태였습니다. 그저 사무실 유리창너머 가로수에 대롱대롱 매달린 마지막 낙엽을 바라보며 인생무상함에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옴부즈맨 활동 21년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고 했지만 처음부터 이별의 시간까지 좁은 제 가슴을 휘접고 있는 것은 변함없는 양 본부장님의 저를 향한 애절한 사랑이 있었기 때문 일겁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변해야할 세월 속에 양 본부장님과의 애증은 세월만큼이나 단단히 쌓여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고마움은 제가 여러 차례 선거에서 쓴맛을 볼 때마다 밤 늦은 시간 집으로 찾아와 정성어린 마음을 전하고 돌아갈 때마다 용기를 주며 손을 꽉 잡아 주고 떠나가는 그 뒷모습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선명하게 오버랩해 오는지요?
하지만 우리 150여 옴부즈맨뉴스 가족 기자님들과 2019년 영흥도 하계수련회에 갔을 때 양 본부장의 지나친 실수로 많은 분들이 가슴 아파했고, 그 일로 저를 찾아와 무릎을 끓고 용서를 빌었지만 어쩔수 없이 1년간 기자활동을 정지시킨 일이 못내 큰 회한으로 다가서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방황의 시절이 있었고, 그 일로 ‘실미도 요원’이 되기도 했지만 그 후 하나님을 만나 개과천선의 딴 사람으로 살아왔던 양 본부장님, 불의를 보면 그냥 못 지나치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입고 있던 옷이라도 벗어 주며, 장애인을 위해서 거의 일생을 다 바쳐 봉사를 해 오셨습니다. 불우한 노인들의 식사봉사에도 수 십년간 활동해 오셨습니다. 녹녹하지도 못한 세간에 홀로 딸을 키우며 오직 남을 위해 헌신적인 생활과 기도가 전부였던 양 본부장님.
약간의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제 아들에게도 지극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훈육해 주셨습니다.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던 제 아들이 받을 상실감을 생각하니 허전함이 더욱 크게 엄습합니다.
어느 기도회에 참석하여 그곳에서 감염이 되었다고 하니 어쩌면 하나님의 부르심이 계셨다고 위로할까요? 그러기에는 너무나 아쉽고, 보내기에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기다리며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못난 저를 위해 매일 새벽기도에 나가서 “저 꿈을 위해 기도하신다”며 용기를 주시고, 며칠 전에는 맛있는 저녁을 대접하겠다고 오신 것이 마지막이 될 줄 상상도 못 했습니다.
21년을 한결같이 옴부즈맨을 지켜주시고, 활동해 주신 고 양점식 본부장님, 그 간 고마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정녕 당신에게는 분명히 하늘의 면류관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아픔과 슬픔과 괴로움이 없는 천국에서 부활의 그날까지 편히 영면하소서!!
대한민국옴부즈맨총연맹과 옴부즈맨뉴스에서 당신의 영혼한 동지 김형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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